(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배우 지창욱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에서 본인이 연기한 ‘윤길호’라는 캐릭터에 대해 ‘애정’이 아닌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다소 거칠고 농후해보이지만 그 내면은 애잔한 ‘윤길호’라는 캐릭터는 다소 이해하긴 어렵지만 은근히 마음이 쓰이는 캐릭터라는 설명이다.
2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지창욱 배우는 ‘윤길호’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소꿉놀이하듯 연기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워낙 본인과 모습, 생각, 환경의 결이 다른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강남 비-사이드’는 서울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배우 김형서)를 찾는 검·경과 숨겨진 인물들이 강남에서 발생한 사건을 쫓아가는 추격 범죄 드라마다. 지창욱은 강남 일대를 휘어잡고 있는 포주, 의문의 브로커 윤길호를 연기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지창욱 배우에게 인상 깊었던 점은 본인이 연기한 윤길호라는 캐릭터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 보다 ‘흥미로워’하는 모습이었다. 통상 배우들이 본인의 역할에 대해 설명할 때 비록 그가 악역이더라도 ‘매력’을 내세우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지창욱은 “길호와 저는 너무 다른 캐릭터”라며 “도대체 길호는 왜 이렇게 살아하는 걸까? 왜 맨날 싸우고다닐까? (포주 말고) 다른 일을 하면 되지 않나? 왜 이렇게 험한 삶을 스스로 선택해서 살아가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호를 애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길호를 표현함에 있어서 저와 다르기 때문에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며 “특히 비주얼적인 부분을 가장 신경써서 표현했다. 얼굴에 나 있는 상처, 옷, 악세서리, 헤어스타일은 제겐 너무 재밌게 느껴져서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소꿉놀이하듯, 역할놀이를 하듯이 연기했다”고 말했다.
지창욱이 말하는 윤길호의 매력은 “선과 악,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해 이도저도 아닌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으로, 정서적으로 봤을 때엔 애잔하고 복합적인 매력이 있다”며 “물론 직업이 포주이기 때문에 동정하긴 어렵지만 정서적으로 들어가보면 나름대로 사연이 있기 때문에 애잔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우 형사(배우 조우진)가 속해있는 그의 가족, 그 대척점엔 윤길호(배우 지창욱)이 속해 있는 ‘유사 가족’이 있다. 재희, 길호, 정화(배우 박주원)로 구성된 이 팀에서 길호는 일종의 ‘아빠’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지창욱은 “개인적으로 윤길호라는 캐릭터는 결핍에서 오는 부분이 가장 크다고 생각했다”며 “길호는 가족의 부재, 사람의 부재가 엄청 큰 친구다. 그러다 보니 강동우가 속한 ‘가족’과는 차이가 있다. 재희와 길호, 정화라는 이 멤버는 굉장히 결핍이 큰 친구들끼리 만든 유사 가족같은 그룹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와 굉장히 다른 점이 많은 캐릭터이지만 제가 표현했기 때문에 또 미묘하게 저와 닮은 점이 있다”며 “그렇기에 길호라는 캐릭털르 납득해가는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희를 구하기 위해 길호가 본인을 사지로 내모는 모습을 보면서 그 이유를 납득하는 것이 사실은 쉽지 않았다. 연기를 하기 위해 납득을 해야했다”며 “길호는 재희를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랑뿐 아니라 길호에게는 자존심도 있었고 삶의 미련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재희의 복수를 위해 사활을 걸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입체적이고 인간적인 면에 끌린다”
지창욱 배우가 ‘강남 비-사이드’에서 가장 매력을 느낀 캐릭터는 민서진(배우 하윤경) 검사다. 대쪽같이 소신을 지킨다기 보다 충분히 흔들리고 갈등하는 인간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창욱은 “본인이 무언거를 파헤치려 했을 때 잘 안됐다가, 유혹에 흔들리기도 하는 인물이 연기하기엔 재밌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의를 지키는 캐릭터보다 ‘이렇게 정의롭던 사람도 이런 것에 흔들리네?’싶은 캐릭터가 더 좋다. 인간이 다 그렇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지창욱은 따로 운동을 해서 몸을 만들지도 않았다. 지창욱은 “액션 장면을 위해 따로 무술을 배우거나 특별히 운동을 하지도 않았고 있는 그대로 나왔다”며 “갑자기 몸이 좋게 나오는 것도 인위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애정하는 씬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꼽았다. 지창욱은 “재희와 길호가 술을 마시며 ‘왜 얼굴에 상처가 났나’‘돈은 벌어서 뭐 할거냐’라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제가 가장 애정하고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라며 “이런 일상적인 대화에 그들의 태도나 삶의 목표가 어렴풋이 묻어나고 유대감이 쌓일 만큼 쌓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장면에서 길호가 재희에게 완벽히 심적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한다”며 “이 장면이 있어야 윤길호가 있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지창욱은 “돌이켜보면 올해 나름 치열하게 작품을 한 것 같다”며 “나름 큰 사고 업이 무사히 촬영을 잘 마쳤고 내년에도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그리고 팀원들과 즐기면서 작업하고 싶은 것이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기가 아직은 나름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그것을 견딜만한 재미가 있다”며 “아직은 욕심나고 더 보여주고 싶은 모습, 연기가 많다. 그런 것들이 꾸준히 작품을 이어오게 하는 원동력이라 생각한다”고 매듭지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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