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친환경(E), 사회적 책임(S), 투명한 지배구조(G)’를 핵심으로 하는 ESG경영이 건설업계에도 ‘필수적인 이념’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기업 투자자들이 ESG를 기본 지표로 보고 있고 상장사의 경우는 오는 2025년부터 ESG 공시가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국내외 ESG평가기관 등에서 ESG경영에 높은 점수를 얻은 현대건설이 오히려 ‘건설폐기물 불법 처리’로 ESG에 역행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에 NSP통신은 현대건설의 건설폐기물 불법 매립과 배출 행적을 좇고 이에 대한 국회, 업계, ESG학계의 평가와 향후 ESG의무화에 따른 기업의 책임을 논해봤다. [편집자주]
현대건설은 “친환경 경영”을 전면에 내세워 ESG선도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하려 노력하지만 정작 건설폐기물법 위반 최다 건설사에 올랐다. 이에 국회와 ESG 학계는 현대건설이 ESG경영에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현대건설은 폐기물 불법 처리 정황이 적발된 것과 관련해 “건설현장이 많아서 폐기물 투기 적발이 많아 보인다”고 변명했다.
현대건설의 이같은 반응을 두고 ESG학계는 “건설 현장의 많고 적음을 떠난 기업 윤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ESG학회 관계자는 “건설현장이 많을수록 폐기물 배출량이 비례해 많아질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불법 배출하지는 않는다”며 “사람도 쓰레기를 안 버리려 노력하면 작은 것도 버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술적인 문제도, 비용적인 문제가 있을 순 있다”면서도 “폐기물이나 폐자재를 사람들이 생활하는 곳과 가까운 곳에 버린다는 것은 기업윤리의 문제이며 해당 폐기물이 생분해가 어렵다든지 유독성이 있을 땐 정말 큰 범죄”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폐기물 및 친환경 철거관리에 대해서 “2012년부터 국내 전 현장에 환경부 폐기물 관리 시스템인 ‘올바로 시스템’과 현대건설 IT시스템인 H-MPS를 연동한 폐기물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충분히 합법적으로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음에도 불법 배출·매립 등을 택한 것은 ‘친환경’을 부르짖는 기업윤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한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 소속 연구원은 “석면 등 유해물질이 함유된 건설폐기물이 불법배출되면 토양 및 지하수 등을 오염시키고 인간과 동물, 농작물 등의 생육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쳐 지속가능발전을 심각하게 저해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ESG 평가 등에는 불법배출 적발현황 등이 반영되고 있지 않아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정부가 이러한 단속을 강화하고 ESG 평가 등에 이에 대한 반영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회도 “ESG경영에 역행한다”고 지적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영진(더불어민주당, 경기수원시병) 의원실은 현대건설의 이같은 실태에 대해 “관리·감독이 소홀해진 것이며 ESG경영에도 소홀하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의원실(국민의힘, 경북상주·문경시) 의원실은 “ESG경영에 반하는 행위”라며 “민간건설사들의 폐기물 위반에 대한 제재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철민(더물어민주당, 대전 동구) 의원실은 “현대건설이 친환경경영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측면이 있다”며 “관리·감독 측면에 있어서 현대건설이 허술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현실적으로 건설폐기물법을 100% 지키긴 어렵지만 마땅히 지켜야 할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건설업계 실무자는 “건설 현장에서는 폐기물이 정말 다양하게 나오기 때문에 맘만 먹으면 현장에서 바로 적발할 수도 있다”며 “특히 상위 10대 건설가의 경우 현장이 더 많은데 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만든다 해도 사각지대는 분명히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사에서 폐기물 처리 업체를 통해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법 투기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관리·감독 책임은 건설업체에 있다”며 “특히 ESG경영의 이미지에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ESG경영에서 ‘환경’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건설폐기물 불법 처리는 환경 오염과 관련있다 보니 ESG경영에는 큰 결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 과정은 종류별로 처리방법이 다 달라 폐기물 처리 업체 풀(당구)을 구축한 상태이고 폐기물 관리 시스템도 구축해 운영 중”이라며 “위탁업체나 협력업체에 폐기물 위탁 처리를 하고 있고 그에 대한 모니터링 및 점검을 수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향후 건설폐기물 관리 계획에 대해서는 “전 임직원이 환경경영활동을 수행 중이며 사내교육 시스템, 현장 교육 등 환경교육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며 “최대한 불법폐기물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동취재 강수인 기자·정의윤 기자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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