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송협 기자 = 현대건설을 비롯한 국내 대표적 브랜드 건설업체들이 지난해 수주한 63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정유공장 일주루 프로젝트가 사업 타당성 의미가 부족하다는 현지 여론에 부딪치면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15일 AP통신에 따르면, 쿠웨이트 셰이크 나세르 알 무하마드 알 사바 총리가 현지 신문‘알와탄’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건설 등이 수주한 쿠웨이트 정유공장 알주르 프로젝트가 취소될 수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또 이번 프로젝트 취소는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 건설업계가 해당 공사를 싹슬이 한데다가 낙찰가를 높여 중앙입찰위원회를 거치지 않아 쿠웨이트 의회의 반대가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 시작부터 불안했던 63억 달러 쿠웨이트 프로젝트...

쿠웨이트 정유공장 프로젝트가 살얼음판 위를 걷는 불안한 항해를 이어오고 있는데는 이미 지난해 5월 공사 투자의향서 체결 이후 정식 계약이 지지부진한 상태를 보이면서 비롯됐다.

당초 알주르 프로젝트는 지난해 5월 GS건설이 일본 JGC사와 공동으로 공사 투자의향서를 체결했고, 현대건설,대림산업,SK건설의 경우 각각 프로세스 시설공사, 정유시설 저장탱크단지 공사 자격을 획득했지만 정식 계약은 늦춰져왔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코스트+약정이윤’ 형식으로 계약이 체결돼 공사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쿠웨이트측이 지불한다는 조건이다.

때문에 쿠웨이트 의회를 비롯한 여론은 이같은 방식의 계약조건과 사업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반발했으며, 정식계약을 앞두고 있던 국내 업체들은 LOI(투자의향서)만 체결한 채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 블룸버그 통신, 지난해 말 ‘쿠웨이트 사업 위기설’ 보도...

이와관련 지난해 12월8일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한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 쿠웨이트 프로젝트 사업이 현지 정부 각료들간 의견차가 심화되면서 자칫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에대해 해당 건설사 관계자들은 쿠웨이트 프로젝트는 이미 계약금을 지불받은 만큼, 전혀 문제없이 진행되고있다며 공사 위기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하지만 현재 쿠웨이트 정유시설 프로젝트 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AP통신을 비롯한 로이터 통신 등 해외 유력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를 내면서 위기설을 애써 외면했던 건설사들이 현지 상황을 파악하는데 진땀을 빼고 있다.

◆ 사상최대 프로젝트 취소되면 브랜드 이미지 실추

공사 수주액만 무려 63억 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프로젝트 사업 위기설이 만일 현실화된다면 국내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의 브랜드 이미지가 대외적으로 적지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이미 수천만 달러의 플랜트 설계 선수금을 받은만큼, 실제 금전 손실은 없겠지만 프로젝트 사업이 취소될 경우 향후 해외사업 실정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면서“여기에 국내 대표 건설 브랜드 이미지가 대외적으로 실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지속적으로 현지 분위기를 모니터링 하고 현지 정부의 정책 및 여론 분위기를 파악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혔다.

한편, 쿠웨이트 프로젝트 사업이 취소될 수 있다는 국내외 보도가 이어지면서 해당 건설사들은 사태파악에 나서는 가운데 쿠웨이트 정부의 사업 취소 통보가 없는만큼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은 17일 공시 조회 요구답변을 통해 “쿠웨이트 알주루 정유시설 수주 취소 보도와 관련 발주처인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NPC)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GS건설 관계자는“발주처로 부터 수주 취소 통보를 받지 못했고, 아직 취소가 결정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대책을 논할 때가 아니다”면서“만일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프로젝트가 취소될 경우 대외적 이미지 실추에 대한 대책은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IP통신[송협=강영관 backie/kwan@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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