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빛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저성장을 벗어나려면 구조개선이 우선”이라는 뜻을 밝혔다.

한국은행(이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 2.00%에서 유지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확인됐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발표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KDI를 비롯한 다수 기관들의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실물경제가 위축되는 악순환을 염려하기보다 저성장·저물가가 고착되는 것을 우려해야한다”며, “저성장·저물가가 장기화·고착화 될 경우에는 디플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에 대해 “방지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원인을 먼저 봐야한다”며, “저성장·저물가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도 필요하지만 구조적 문제를 치료하지 않고서는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구조개선에 대한 소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내년 물가전망 조정에 대해서는 “유가 하락, 환율 변화 등 물가 목표는 낮출 요인이 훨씬 많다”며, “내년 물가전망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 밝혔다.

가계부채 문제에 관한 지적에는 “금리인하와 주택담보규제완화 이후 가계대출의 증가폭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행뿐아니라 감독당국에서도 이 문제는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가계부채는 감독당국과의 공동노력이 필요한 사안이다”고 말했다.

특히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계부채에 관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현재 다수의 많은 가구를 대상으로 가계부채 DB작업 중이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유지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세계경제의 경우 미국에서는 고용증가세가 확대되는 등 회복세가 보다 뚜렷해졌으나 유로지역에서는 경기부진이 이어졌으며 신흥시장국에서는 국가별로 차별화된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경제 상황과 통화정책 기조가 달라지며 엔화 약세와 미달러화 강세가 지속됐다.

한은은 앞으로도 미국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중국은 성장세 둔화, 유로존은 미약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 전망했다.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이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으나 소비 및 설비투자의 회복이 미흡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체적으로 회복 모멘텀이 미약했다.

이에 앞으로 미국의 경기회복과 유가하락 등으로 마이너스 GDP갭은 점차 축소될 것이나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1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가격의 하락, 공업제품가격의 오름세 둔화 등으로 전월의 1.2%에서 1.0%로 낮아졌으며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전월의 1.8%에서 1.6%로 낮아졌다.

한은은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담뱃값 인상이 예정돼 있기는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상당기간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 전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미 달러화 강세 및 엔화 약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과 원/엔 환율의 하락이 지속됐다. 주가는 비교적 좁은 범위 내에서 등락하다가 금주에 들어 상당 폭 하락했다. 장기시장금리는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등을 반영해 하락세를 보이다가 반등했다.

금통위는 향후 계획에 대해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기조가 유지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국제유가 및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해외 위험요인, 가계부채 및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imbn@nspna.com, 김빛나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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