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6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박재환 기자)

[경남=NSP통신] 도남선 기자 =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대선 출마 후 야당 후보로서의 첫 ‘정치’ 행보를 추석 명절 고향 민심을 겨냥한 ‘부산찾기’와 야권주자로의 상징성을 띠는 ‘노무현 성지 참배’로 첫발을 디뎠다.

안 후보는 26일 정오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안 후보는 방명록에 ‘사람을 사랑하셨습니다. 진심 어린 마음가짐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권 여사와 만난 자리에서 안 후보는 지난 2000년 노 전 대통령이 한 전시회에서 “소프트웨어는 돈을 내고 사야 한다”며 프로그램을 구입했던 노 전 대통령과의 사연을 소개하며 30여분간 담소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난 2002년 노 전 대통령이 취임 후 후원회장을 부탁하려다 뜻을 거두었었던 일화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안 후보의 부인과 딸이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한 사연을 이야기하며 남다른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예방 후 안 후보는 기자들에게 “노 대통령께서는 정말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시고 정말 진심을 갖고 사람을 대해주신 분이라고 (권 여사에게) 제 생각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문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얘기가 오갔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치 관련 말씀은 안 나눴다”며 현충원 대통령 묘역 참배의 연장선상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26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을 찾은 안철수 후보가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박재환 기자)

이어 안 후보는 고향인 부산으로 이동해 모교인 부산고와 부산국제영화제 준비 현장을 들러봤다.

부산고 방문은 고교 동창이자 부산고 학생의 학부모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안 후보 대변인실 페이스북 페이지 ‘안스스피커’를 통해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안 후보는 후배들의 진로나 인간 관계에 대한 고민 상담을 해주며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열린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독도에 대한 생각을 밝혀 관심을 모았다.

안 후보는 “대통령이 굉장히 신중하고 사려깊은 전략적 발언을 하면서 밑으로는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밀하고 “대통령이 말을 한 다음에는 어떤 일이 진행될 것이다 그런걸 다 예상해서 진행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또 검사가 꿈이라는 학생에게 올바른 법조인의 자세를 설명하고 미국의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책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예로 들며 ‘미래를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부산고 정문 앞에는 안 후보의 방문 소식을 듣고 저축은행 피해자 30여명이 몰려 들기도 했다.

이에 안 후보측 조광희 비서실장은 김옥주 전국 저축은행비대위원장을 만나 이들의 입장을 청취한 뒤 ‘향후 만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마무리가 한창인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을 찾은 안 후보는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안 후보는 간담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도 있고 소득의 양극화도 있지만 지역발전의 양극화가 무엇보다 심각하다”며 지역 불균형 해소를 대선 공약에 반영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저도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며 좋은 영화가 나오면 할인되기 전에 다 사고 서플먼트도 다 본다. 얼마나 스텝분들이 고생하는지 거기 보면 다 나온다”고 영화인들을 겪려했다.

한편 안 후보 측은 박근혜 문재인 후보 측과 추석 전에 대선후보 3자 회동을 열기 위한 실무 접촉을 벌였지만 박 후보 측이 추석 전에는 일정을 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와 추석 이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안 후보는 이어 처가가 있는 전남 여수로 이동해 하루를 묵은 뒤 상경할 예정이다.

태풍 즐라왓은 올 추석 한반도를 비켜가지만 이번 안(安)태풍은 부산경남의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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