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2026년 2월 통화지표는 ‘겉보기 안정, 내부 불균형’이라는 특징을 동시에 보여준다. 광의통화(M2)는 사실상 멈췄지만 자금의 흐름은 경제주체 간 극명하게 갈라졌다. 숫자는 정체인데 구조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셈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총량의 정체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 2월 M2 평잔은 4114조원으로 전월 대비 6000억원 증가에 그쳐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전월 증가율이 0.8%였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사실상 멈춘 것이다.
반면 협의통화(M1)는 0.1% 증가하며 소폭 반등(1357조 8000억원)했고 금융기관 유동성(Lf)과 광의유동성(L)은 각각 0.8%, 0.9% 증가해 전체 유동성 자체는 완만한 확대 흐름을 이어갔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계 자금 이탈이다. 지난 2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통화 보유액은 10조 5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비금융기업은 5조원, 기타금융기관은 9조 4000억원, 공공부문(사회보장기구·지방정부)은 1조 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가계는 예금에서 자금을 빼거나 소비·투자로 이동시키는 반면 기업과 금융기관은 유동성을 축적하고 있는 흐름이다.
상품별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4조 5000억원 증가하며 유동성이 높은 ‘대기성 자금’이 늘어난 반면 시장형상품은 3조 7000억원 감소했다. 요구불예금(-2조 9000억원), 정기예적금(-1조 8000억원)도 줄었다.
특히 시장형상품 감소는 CD 발행 축소 등 조달 여건 악화와 직결된다. 즉 금융시장을 통해 돈이 순환하기보다는 ‘대기’하는 자금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가계의 유동성이 약화됐고 기업과 금융기관은 방어적으로 자금을 축적하는 모습”이라며 “이는 향후 소비와 투자에 모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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