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임성수 기자 = 증권업계가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을 두고 다시 한번 부딪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 발표 및 일정 수립에 대해 ‘독단적인 의사결정’이라며 업계의 현실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거래소는 지난 17알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프리·애프터마켓 개설 시행일을 오는 9월로 연기하겠다고 밝혔으나 업계는 여전히 같은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거래시간 연장은 증권사가 거래 체계를 수정하고 이를 운영할 구조 개편을 동시에 이룩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증권사들의 현실을 거래소가 ‘자율적 진입’을 명분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을 3문3답으로 정리했다.
◆한국거래소는 왜 ‘증권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나
한국거래소는 국내외 거래소 간 경쟁체제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애프터마켓 개설 등 거래시간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 자본시장이 거래시간을 확대해 나아가는 만큼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시간을 연장해 해외 유동성의 유입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국내 유동성의 이탈을 막을 필요성이 크다는 것.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월 5일 한국거래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증권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정 이사장은 당시 증권 거래시간 연장의 정합성을 “거스를 수 없는 국제적 추세”로 설명하며 글로벌 거래소 경쟁 심화 속 필연적 선택임을 강조했다.
거래소는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 증권업계 및 관계 부처와 논의를 통해 필요 요건을 파악하고 일정을 수립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진동화 한국거래소 유가주식시장본부장보는 20일 ‘한국거래소의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이해관계자 간담회’에서 “거래시간 연장은 다수의 협의체와 거래소가 지속적으로 논의를 거치며 진행된 사안”이라고 전달했다.
◆왜 증권업계는 6월·9월 프리·애프터마켓 개설 추진에 대해 반대하나
증권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거래소의 의사결정 방식과 실효성을 중심으로 원성이 터져 나온다. 거래소가 처음 프리·애프터마켓 개설 일정으로 제시했던 6월과 이후 연기한 9월 모두 실제 증권사의 준비 기간을 고려했을 때 급박한 일정이기 때문. 20일 업계와 노동계는 간담회 자리에서 증권사의 현실이 고려되지 않은 일정이라며 거래소에 소통 방식을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이동윤 KB증권 정보기술(IT) 본부장은 “한국거래소와 증권사의 거래 체계는 대체거래소(ATS)와의 시스템 차이로 인해 새로운 접근을 필요로 해 상당기간 시간이 소요된다”며 “현재 전산 체계를 개발하는 일정이 급박해 향후 추가적인 장애가 발생하는 등 금융투자 시장의 신뢰성이 하락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영석 다이와증권 IT부문장은 “이번에 요청된 거래시간 변경안은 기존 근무시간을 크게 넘어서고 있어 예산과 인력에 대한 승인이 필요해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현재 연기된 9월 일정도 이를 고려한다면 촉박해 거래소에 조정을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유 부문장은 이어 “거래소는 이번 연기를 발표하며 증권사의 자율적 참여를 밝혔으나 이는 되려 증권사들의 무리한 일정 수립으로 이어져 자본시장의 불안정성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거래소와 노동·업계의 소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간담회에서 거래소가 밝힌 증권 거래시간 연장의 필요성에 대해 노동계는 난색을 표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은 이번 간담회 자리에서 증권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거래소의 입장을 들었을 뿐 실제 국내 주식시장의 ‘선진금융화 설계’에 대한 근거는 듣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창욱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 본부장은 “거래소의 답변은 거래시간 연장의 실질적 발전 방향성이 아닌 단순 설명”이라며 “거래시간 연장은 국내외 유동성 흐름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파악해 이후 자전거래 발생 위험을 낮추는 등 업계 내 다양한 분야의 토의를 통해 전략 수립을 이뤄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본부장은 “왜 프리·애프터마켓 개설 관련 계획이 기존 6월에서 9월로 연기됐는지도 명확한 설명이 부재하다”며 “거래소와 일정 수립 및 연기 등의 사안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해 나아가야 함에도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거래소의 입장만 들을 수 있을 뿐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영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사무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거래시간 연장에 따라 현장 실무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사안의 중심에 ‘시장 안정’이 존재하는 만큼 거래소와 업계가 함께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거쳐 정합성을 확보하는 등 타협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보탰다.
이처럼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을 둘러싼 거래소와 증권업계 간 인식차는 여전히 크다. 향후 관련 논의가 단기적 상승효과에 대한 기대 성과 자평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자본시장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한 실질적 진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NSP통신 임성수 기자(forest@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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