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 3사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젠테이션 하고 있는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사진=최정화 기자

(서울=NSP통신) 최정화 기자 = 두산그룹이 이번 두산 3사 합병에서 주주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분할비율과 합병비율을 개선했다. 아울러 두산 경영진은 3대축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을 더욱 활발하게 할 것을 약속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등 두산 3사 최고경영진은 2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사업재편과 관련해 변경된 분할합병 비율을 밝히고 이번 사업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 효과 등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과 스캇박 두산밥캣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등 최고경여진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박 사장은 우선 변경된 비율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는 비율 변경 전에 비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주식이 돌아가게 되는 것으로 보유하게 되는 주식가치가 지난 7월 11일(이사회)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기존 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하는 셈이다.

이는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 투자법인(두산밥캣을 자산으로 보유)-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사장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양사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가치가 더욱 높아질 양 사 주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됨으로써 향후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원 이상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원전, 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즉각적으로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분야에선 향후 5년간 약 62기 수주를 목표로 수립하고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지난 주 엑스에너지에 대한 아마존의 5억달러 투자가 알려졌고 뉴스케일파워도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전력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처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SMR 투자가 본격 확대되고 있어 당초 세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재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으로 추가 투자할 때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은 15%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두산밥캣을 통해 얻는 기존의 배당수익보다 기대이익이 높다”면서 “2028년 기준 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추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2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 3사 기자간담회에서 두산 3사 대표들이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사진=최정화 기자

◆ 두산로보틱스·밥캣 시너지 극대화…사업구조 개편 추진 중

류 대표는 “농업, 건설 분야의 전문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30년 기준 약 12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아직 이 분야의 압도적인 리더는 없다”면서 “글로벌 협동로봇 4위이자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두산로보틱스와 건설/농업/물류 분야의 글로벌 톱티어인 두산밥캣이 시너지를 내면 전문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류 대표는 이어 “전 세계 17개 생산기지와 1500개의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현재 두산로보틱스 매출 70%를 차지하는 북미·유럽 선진시장에서 존재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두산밥캣의 지게차와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결합하는 ’지게차-팔레타이저 솔루션’ 등 즉시 실현가능한 시너지를 포함해 향후 지속적인 기술협력과 영업망 확대 등으로 전문 서비스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핵심 사업인 소형 건설장비에서 농기계, 지게차 등 인접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난 5년 간 가파른 성장을 이뤘지만 제품 다각화만으로는 추가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무인화·자동화를 중심으로 한 미래 기술 및 제품에 대한 개발과 혁신을 계속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두산밥캣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분야는 산업용 자율작업 장비 시장으로 건설 장비, 농업용 장비, 물류 장비 등 산업용 장비 중 자율작업 장비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30조원(233억달러) 규모였다. 박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생산 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인건비가 상승함에 따라 자동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이 시장은 향후 연간 12.8% 성장해 2031년에는 80조원(612억달러)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이처럼 고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려면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정밀 제어, 비전 인식, AI 등 기술을 빨리 확보해야 하는데 두산밥캣의 주요 경쟁사들은 이미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전하면서 캐터필러가 자동화, 무인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마블 로보틱스를 인수한 것과 존 디어가 베어 플래그 로보틱스를 인수하면서 ‘스마트 머신을 창조하기 위한 자동화와 자율주행 기술 가속화’를 인수 배경으로 밝힌 사례를 들었다.

박 부회장은 이어 “두산밥캣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두산로보틱스의 모션자동화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능력 등을 접목해 무인화, 자동화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사업 시너지가 없는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있는 것보다 두산로보틱스와 모회사-자회사가 되는 쪽으로 재편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이번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기대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언급된 포괄적 주식 교환 재추진 여부에 대해 박 부회장은 “향후 1년간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 합병이) 어려울 것 같다”며 “주주 및 시장 의견을 반영, 사업 시너지를 고려해 추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앞서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실시, 두산밥캣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흡수합병 계획을 세웠으나 이를 철회했다.

두산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사업부문으로 재편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합병 비율 변경 등을 포함한 안건을 의결하고 정정신고서를 공시했다.

NSP통신 최정화 기자(choijh@nspna.com)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