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DGB금융그룹)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올 1분기 DGB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BNK부산은행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도 문제이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역 산업의 한계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그룹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11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3.5% 하락한 수준으로 3개 지방금융지주 중 당기순이익이 가장 낮았다.

BNK금융그룹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2495억원이다. DGB금융그룹의 순익보다 절반 이상 많은 규모다. JB금융지주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732억원이다. JB금융지주의 경우 3개 지방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실적이 상승하기도 했다.

DGB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BNK금융그룹의 계열사인 BNK부산은행보다 낮고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유사한 수준이다. 부산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감소했다. 카카오뱅크는 11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그래프 = 자료 각사)

이같은 실적에 대해 DGB금융 관계자는 “대손비용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적립 영향으로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GB금융지주의 1분기 충당금은 1595억원으로 전년 동기(1104억원) 대비 44.5% 증가했다. 3개 지방금융지주 중 충당금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지방금융지주 중에서도 DGB금융지주의 실적이 가장 낮은 이유에 대해 DGB금융의 핵심 계열사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역 입지에서는 부산은행보다 대구은행이 더 높은 편이지만 대구·경북 거시경제 자체가 좋지 못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은 중소기업과 제조업으로 구성이 돼 있다 보니 지금 같은 대외적으로 불확실한 요소들이 많을 땐 경기를 더 많이 탄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대구·경북 중소기업 360곳(제조업 188곳·비제조업 17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82.5로 전월 대비 1.4%p 떨어졌다. SBHI는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을 긍정적,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많음을 의미한다.

실제 대구·경북 제조업 생산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대구의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고 경북지역은 8.7% 줄었다.

최근 시중은행의 ‘기업금융’ 강화에 따른 중소기업 대출 확대 전략 역시 DGB금융을 위협한다.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올 1분기 534조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4% 늘었다. 같은 기간 부산은행·경남은행·대구은행·광주은행·전북은행·제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111조 4000억원으로 4.30% 늘었을 뿐이다.

천병규 DGB금융지주 CFO는 실적발표회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주력사업인 2차전지를 비롯한 자동차부품업체가 조정사항을 보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업황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며 “시중은행 전환 후 당사의 자본비율이 급격히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알고 있다. 당사는 은행과 비은행간의 적극적인 재구조화로 자본비율을 매 연말 기준 최소 11% 이상은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은행의 경우 대구지역 점유율은 수신 48%, 여신 27%로 핵심영업구역 내에 강력한 시장점유율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며 “은행은 불확실한 경기상황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지속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견조한 자산성장과 함께 자산성장에 주력해 은행 핵심이익이 증가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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