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의 대규모 손실에 대해 0~100% 비중의 차등배상을 골자로 하는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실무자들 사이에선 “배상안 마련을 피해갈 순 없다”며 “차라리 신속히 이사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1일 금감원이 발표한 분쟁조정기준안은 판매사·기간별 검사결과(잠정)를 반영한 기본배상비율 적용, 판매채널을 고려한 내부통제 부실 관련 배상비율 차등 가중, 가입자의 ELS상품 가입 경험 및 이해도에 따른 배상비율 차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마련됐다.
은행의 경우 검사결과 은행별로 모든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적합성원칙 또는 설명의무 위반 사항이 발견돼 20~30%의 기본배상비율을 책정했다. 증권사는 대체로 증권사별 일괄 지적사항이 확인되지 않아 개별 투자자에 대한 판매원칙 위반이 확인되는 사례를 중심으로 위반사항에 따라 20~~40%의 배상비율이 적용된다.
투자자별 고려 요소는 최대 45%의 배상비율이 책정됐다. 예를 들어 손실감수 의사가 없었던 예적금 등 원금보장상품 가입 목적 방문자에게 ELS판매를 한 경우(+10%p)나 ELS 최초자입자(+5%p) 등의 경우 배상 비율이 높아진다. 반면 ELS에 반복적으로 고액을 투자하거나 수적 수익이 손실금보다 높은 경우 투자자 고려요소가 마이너스로 책정된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발표에 대해 일부 시중은행 실무자들은 “차라리 신속하게 이사회를 소집해 설득하는 것이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바탕으로 배상을 해야 하지만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에 섣불리 손을 대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면 배임 이슈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ELS에 가입한 고객 한 명 한 명의 가입경로와 사례를 분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정확도가 매우 떨어질 수 있다”며 “홍콩 ELS는 이번 뿐 아니라 과거부터 쭉 판매해 온 것인데 배상안을 차등으로 마련한다는 것이 난감하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실무자는 “이번 배상안 마련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 본다. 은행들이 한 번에 함께 배상안을 마련하면 부담이 덜할 것 같지만 협의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이번 배상안과 상생금융을 맞바꾸려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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