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임창섭 기자 = 한국의 재벌기업 영세업종 진출을 둘러싼 정부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외신들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Economist는 최근 ‘Let them eat cake’ 제하 기사에서 재벌 2ㆍ3세들이 운영하는 제과업체들은 다른 영세 제과업체들보다 자금력이 풍부해 재벌의 제과업 진출이 분노를 촉발하고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이 이에 대해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부잣집 딸들의 취미 사업’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하고 나섰다.

Economist는 한국에서 재벌 2ㆍ3세들의 제과 등 영세 음식업종 진출이 뜨거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자 이들 업종에서 철수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으나 이는 소규모 매장을 운영하고 있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형식적인 현상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conomist는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의 ‘국제무대에서 활동해야 할 박지성 같은 선수가 동네 골목축구로 돌아와 대장노릇 하려는 것과 같다는 비판’을 소개하면서 서울의 한 식당 운영자는 ‘재벌들은 한국에서 이미 다른 모든 것들을 지배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남겨놓을 수는 없는가’라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삼성 LG 현대가의 자녀들이 제과업 사업에서 모두 철수하고 있으나 재벌들의 제과업 철수가 영세 제과업체들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고급 제과업 체인인 ‘아티제’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으며 현대차도 ‘오젠’ 영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과 관련, Economist는 ‘아티제 매장은 27곳에 불과하고 오젠은 2곳밖에 안 돼 3천여곳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SPC그룹(파리바게트)에 비하면 소규모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제과업은 SPC그룹의 주요 수익원이며 SPC그룹의 회장은 재벌가 상속녀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Economist는 ‘이같은 재벌 때리기는 재벌의 지나친 영향력 때문에 나타나는 진짜 문제들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례로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자신들이 좋은 사업 구상을 하면 재벌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고 나타나 인력을 가로챈다고 불평하고 있으며 소규모 재벌 협력업체들은 대기업의 납품가 후려치기 등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감히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협력업체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도 재벌들의 과도한 영향력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데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가 2010년 적발한 담합 건수가 3500건이 넘었지만 그 중 66건에 대해서만 과징금이 부과됐으며 평균 과징금 액수는 담합 업체들이 불공정하게 벌어들인 수입의 2.3%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올 1월에도 삼성과 LG는 2008년 6월과 2009년 9월 사이에 노트북과 평면TV의 가격을 담합한 데 대해 과징금 처분을 받아 그 액수가 삼성은 258억 원, LG는 188억 원에 달했음에도 LG는 공정위 조사에 협조해 이를 면제받았음을 상기시켰다.

Economist는 ‘삼성과 LG가 가격담합으로 적발된 것은 2년 새 세 번째로 한국 정치권은 재벌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구태의연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은행들에게 중소기업 대출확대 지침을 시달하고 대기업들에게는 제과 두부제조 등 영세업종에서 사업을 철수하도록 압력을 넣는 조치들을 겉으로 그럴 듯해 보여도 진정성 있는 재벌 개혁과는 거리가 있다’고 질타했다.

임창섭 NSP통신 기자, news1@nspna.com
<저작권자ⓒ 국내유일의 경제중심 종합뉴스통신사 NSP통신.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