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유정상 기자 = 3월 2~3주(7일~20일) 부동산업계는 ‘코로나포비아(Phobia=공포증)’이 지속되며 ‘언택트(Untact=비접촉)’바람이 이어졌다.
◆ 건설사·유관기관서는 ‘언택트 근무체제’ 이어지고 현장서는 “조금의 이상이라도 감지 시 즉시 병원 진료”
부동산업계에 ‘언택트 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 대형건설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건설사들 및 유관 기관, 공기업들은 재택근무·분산근무 등 ‘언택트 근무체제’를 이어갔다.
현대엔지니어링 등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많은 건설사들이 재택근무를 ‘개학 연기 일정에 맞춰’ 시행했는데, 정부의 이번 ‘4월 개학으로 다시 한번 연기’ 발표로 한동안은 언택트 근무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포비아는 건설현장의 공기도 바꿔놨다. 한 건설근로자는 관리자들이 최근에는 근로자들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 느껴지는 즉시 스스로 경중 따지지 말고 보고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근로자가 근무하는 현장에서는 약 2시간 단위로 근로자들의 체열을 진행하는데, 체열 시간이 아닐 때에도 “아휴, 덥다”라고 혼잣말만 해도 “이 날씨에 덥냐”며 바로 체열을 진행하는 등 굉장히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 사이버 견본주택 등 ‘비접촉 견본주택’ 대세, 차별화 노력도 이어져
분양업계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아예 트렌드가 돼버린 ‘선 온라인 견본주택, 후 오프라인 견본주택’은 이제 당연지사가 됐다. 건설사들은 오프라인 견본주택에 대해 ‘추후 당첨자에 한해 제한적 운용’ 방침을 세우는 추세로 이제 예전과 같이 많은 사람이 붐비는 견본주택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같이 ‘가상 견본주택 관람’ 시대가 이어지며 타사와의 차별점을 확보하고 관람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들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GS건설이 ‘과천 제이드자이’에서 업계 최초로 ‘SNS(유튜브)생방송’을 진행한 것에 이어 현대건설도 SNS 생방송을 기획하고, 당사 SNS채널에 ‘zip(집)’시리즈 콘텐츠를 게시하는 등 SNS 소통 노력에 나섰다.
이 가운데 한양은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의 사이버 견본주택에 ‘RowiLAB’사의 ‘3D VR 콘텐츠’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이목 끌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3D VR 콘텐츠란 ▲평면도 ▲아이소메트릭 ▲VR콘텐츠를 한 면에 모두 담아, 사이버 견본주택 관람객들이 같은 부분에 대해 3개의 관점으로 즉각적인 교차 관람이 가능하게 구현한 콘텐츠다. 한양 관계자는 “타사(타사의 사이버 견본주택)와의 차별점을 가지기 위해 3D VR 콘텐츠를 도입하게 됐고 이 점이 입소문을 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가 언제 안정될지 가늠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건설사들에서 ‘사이버 견본주택 경쟁’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 신규·기존 공인중개사들도 언택트에 피해 커져가
공인중개사 업계도 피해를 받았다. 현행 규정상 개업 희망 시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개업교육’ 일정이 코로나19로 잠정 취소되며 벌써 수천 명에 달하는 개업 희망 공인중개사들이 개업을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1주당 약 1000명 이상의 수강생이 몰리던 개업교육이 벌써 4회차째 취소됐다. 이에 기존 교육 일정에 맞춰 이미 상가 계약을 해둔 일부 중개사들은 제대로 업무 시작을 하지도 못했는데 임대료 등 유지비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공공의 안전이 우선이라 판단해 집체교육 잠정 취소가 불가피했다”며 “잠정 취소 결정에 대해서 교육 대상자들도 대부분 이해해 주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들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겨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언택트 바람이 불며 비대면 상담이 돼 고객들이 공인중개사에 발품을 팔기보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비대면 상담만 거의 하다 보니 고객들이 수도꼭지 모양 등 굉장히 미시적인 부분의 사진까지 요구하기도 한다”며 “직접 방을 못 보니 이해는 가지만, 부동산거래 특성상 이렇게 계속 비대면으로만 상담을 진행하기에는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 국토부도 총회 언택트 인정, ‘분양가 상한제’ 3개월 연장 결정
국토부도 언택트 바람을 인지하고 재개발·재건축조합 및 주택조합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경과조치를 3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국토부는 경과조치 기간 내 총회를 개최하면 집단 감염 우려가 있어 추가적인 시간을 부여한다며, 기존 4월 28일까지 모집공고 신청이 7월 28일까지로 바꿨다.
이에 조합들과 건설사들은 ‘한숨 돌렸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주...대림산업 컨소시엄, 포스코건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대림산업 컨소시엄(대림산업·현대엔지니어링으로 구성. 지분 60:40)’이 청주 사직1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자로 선정됐다. 코로나포비아로 충북 청주시가 총회를 미루라 요청해 총회 성사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었지만, 조합 측에서 장소를 실내에서 실외로 변경하며 총회를 강행해 결국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 사직1구역 재개발사업은 청주 사직동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9층, 아파트 25개 동 총 2482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공사비는 4201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사업대행자로는 한국토지신탁이 선정됐다.
또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8년 11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말레이시아 ‘플라우인다’섬에 1200MW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세우는 프로젝트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규모는 5억5000만 달러(한화 약 6611억원)규모이며 공사 기간은 착공 후 36개월이다. 포스코건설은 EPC(설계, 구매, 시공)사업을 수행한다.
포스코건설은 발전소가 완공되면 현지 인구 약 100만 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말레이시아 디벨로퍼인 ‘테드맥스(Tadmax)’ ▲셀란고르 주 정부 산하의 투자회사인 ‘월드와이드(Worldwide)’ ▲한국전력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했다.
◆ 주총 진행에도 언택트 문화, 주요 키워드는 ‘주주 친화’...현대건설·삼성물산부터 시작
주요 건설사들의 주주총회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19일, 20일에 주총을 열고 모든 안에 대해 원안대로 승인했다.
양사 주총의 핵심 공통 키워드 중 하나는 ‘주주 친화’였다. 삼성물산은 주주가치를 높인다며 280만주(3000억원 규모)를 소각하기로 결정했고, 현대건설은 주주 배당금을 상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주총에도 언택트 바람이 불어 건설사들은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을 채택하고, 참석 주주들에게 마스크를 쓰게하고 앉을 때도 떨어져 앉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업계서는 “종식 이후 대응 논의 중”
모든 산업계가 그렇겠지만 부동산업계도 코로나19 관련 사태에 대해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재택근무와 외부일정 자제 지침이 이어지며, 현재 감염증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과 더불어 이제는 내부적으로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대응책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NSP통신 유정상 기자 yootop@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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