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원(왼쪽 두번째)가 경실련과 분양원개 공개의 민간확대, 분양가상한제 부활을 촉구하고 있다. (윤민영 기자)

(서울=NSP통신) 윤민영 기자 =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마련된 공공택지 분양원가공개 항목 확대 제도가 정부의 엉터리검증으로 사실상 건설사들의 배불리기와 비리를 조장하고 있지만 정작 국토교통부는 이를 묵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경실련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양원가 공개항목이 62개로 확대됐지만 간접비 부풀리기와 주택업자의 분양원가 거짓공개, 지자체의 허술한 심사와 승인으로 북위례 3개 아파트에서 총 4100억원, 가구당 2억원의 건축비 거품이 소비자에게 전가됐다고 추정했다.

정 대표는 “LH가 어마어마한 권력으로 개인사유토지에 강제수용권을 발동해서 공공택지를 조성한 다음 건설사들에게 로또분양했다”며 “분양받은 업체들은 자신들이 시공하는게 아니라 몽땅 하청 형식으로 넘기는 등의 부조리와 비리를 알고도 이를 묵과하고 조장해온 국토부 관료들의 무책임과 무능과 대해 추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추첨 분양에 참여한 주택건설업체가 수가 무려 8000여개에 달했으며 이는 지난 10년 동안 3000개가 늘어났는데 거의 페이퍼컴퍼니다”라며 “한 건설사는 몇십개의 종이건설회사를 거느리고 추첨에 응해서 추첨을 받으면 막상 시행은 건설은 모 기업이 하는 거다”라고 제도의 허점을 비판했다.

이어 정 대표는 “북위례의 경우 한 집에 약 2억원씩 바가지를 씌운 사태에 대해 국토부는 엄중성을 인식하고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건설사에 부당이득을 넘긴 가짜 엉터리 분양원가 공개 즉각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며 “사실상 무늬만 분양원가 공개로 그칠 우려가 커졌으므로 국토부는 분양원가공개항목을 민간아파트로 확대하고 박근혜 정부에서 폐지했던 분양가상한제를 다시 부활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문제1. 시공능력 없는 주택업자의 몽땅하청, 다단계 하청

경실련에 따르면 최근 분양을 재개한 북 위례신도시의 아파트들은 모두 시행사와 시공사가 달랐다.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하면 영리를 목적으로 사용될 사업용 등의 택지는 경쟁입찰로 매각하게 돼 있지만 추첨으로 토지를 확보한 주택업자는 공사를 몽땅 하청에 의존하는 대형 주택업자에게 전체공사를 위탁하는 방식으로 시행자 역할을 하고 있다.

경실련은 LH공사와 SH공사 등 신도시사업 공공시행사에서 택지를 추첨받은 주택업자(시행사)를 거쳐 대형주택업자와 중소 하청 건설업자, 이후 노동자가 투입되는 다단계 하청구조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서민을 위한 공공택지의 공급취지와 달리 토지를 제비뽑기로 확보하는 시행사의 이득만 보장해주는 수단으로 전락하며 건설사들은 택지 추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건설사들은 위장 계열사를 무분별하게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2. 공사비 제일 싼 리슈빌이 건축비는 제일 비싸

행정구역상 송파구에 속하는 계룡 리슈빌은 분양가가 힐스테이트보다 20% 비쌌고 건축비도 세 아파트 중 평당 98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직접)공사비는 389만원, 간접비 373만원, 가산비 226만원 등 건축비의 39%였으며 이는 세 아파트 중 가장 낮은 가격이다. 사용 여부가 불명확한 비용으로 분류되는 간접비와 가산비는 평당 603만원이었다.

해당 비용은 송파구 분양가심의위원회 심사와 송파구청장의 승인을 통과했다. 정 대표와 경실련은 자치단체장이 공사비에 버금가는 간접비를 그대로 인정한 것은 건축비 상세내역을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았거나 주택업자에게 막대한 분양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문제3. 승인권자인 자치단체장과 분양가심사위원회의 건축비 엉터리 검증

힐스테이트의 경우 감리자모집과 입주자모집 단계 공개하는 분양원가 57개 건축비 항목 중 다른 항목은 6개지만 리슈빌은 45개 항목의 값이 달랐다. 또 공사비는 힐스테이트는 51개 항목 중 3개만 다르지만 리슈빌은 41개의 값에서 차이가 있었다.

경실련은 송파구청과 하남시청 등 승인권자인 자치단체장과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승인한 원가는 그때그때 다름에도 사실관계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대표와 경실련은 고분양가와 엉터리 분양원가 공개의 원인 제공자는 국토부라고 비판했다. 국토부가 정한 기본형건축비와 가산비 등의 분양가격 산정기준이 부풀려져 있지만 이에 대한 산출근거가 공개되고 있지 않고 기재부가 정한 원가계산 기준에 따라 산정한 가격과도 달라서 발생하는 문제일 가능성도 높다는 입장이다.

또 주택업자가 다른 주택업자에게 건설을 위탁할 때 체결한 약정 공사비(계약금액) 등도 다를 수 있는 등 건축비 거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4. 건축비 거품 4117억…40평 기준 2억 부풀어

경실련이 준공금액, 원하도급내역, 입찰내역 등의 자료를 근거로 추정한 적정 건축비용은 평당 450만원 수준이었다.

경실련이 경기도시공사 민간참여형 공동주택의 공사비를 분석한 결과 설계비와 감리비를 제외한 간접비는 평균 17만원, 최고 20만원(대우건설)이다.

북위례 3개 아파트들의 공개된 설계비는 평균 6만원, 감리비는 11만원이었으며 이를 통해 경실련이 추정한 건축비 거품은 총 4117억, 평당 490만원이고 40평 기준 가구당 2억원 수준의 건축비가 부풀려졌다.

NSP통신 윤민영 기자 min0news@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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