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시행된 KTX 할인제 개편에 대해 코레일은 승객들에게 실질적 운임 인상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코레일 제공)

(서울=NSP통신) 차연양 기자 = 코레일의 KTX 각종할인제도 변동사항이 적용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이용객들은 사실상 운임 인상을 체감하고 있다. 코레일은 주중할인을 포함한 각종 할인제도와 포인트제도를 폐지하면서 이를 주로 이용하던 학생과 서민 고객들로부터 운임 인상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천문학적인 부채와 운영적자를 안고 있는 코레일이 책임을 승객들에 떠넘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코레일에 따르면, 코레일은 지난 1월 1일부터 새로운 할인제도를 시행, 월요일~목요일 7% 주중 할인과 역방향·출입구석 5% 할인, 10% 법인 할인 항목 등을 전면 폐지했다.

경부선 구간 운임의 20% 할인 혜택도 없어지면서 1500원이 인상, 현재 서울-부산 평일 KTX 운임요금은 5만8800원으로 기존 5만3300원에서 5500원이 올랐다. 특실 역시 7만5200원에서 8만2300원이 됐다. KTX를 자주 이용하는 승객에게는 부담이 될 만한 가격.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KTX 운임요금은 2011년 12월 2.93% 인상 이후 동결됐다. 할인제도 개편에 따른 가격 변동일 뿐 운임 인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올해부터 역방향 좌석과 출입구 근처석 선택시 5% 할인해 주던 제도가 폐지, 승객들은 역방향 및 출입구 근처석의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코레일 제공)

실제로 코레일은 이번 할인제 폐지 대신 정기권 할인율을 높이고 각종 새로운 할인혜택을 내놓는 등 대안을 마련했으나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취약시간대 할인이나 3~9명 동반할인, 온라인·어플 이용 예약 할인 등 새롭게 제공되는 할인 제도는 빈 좌석이 있을 때에만 적용되거나 온라인·어플 예매에 미숙한 중장년 승객들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것.

한 달 전 예매 시 최대 5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혜택 또한 일정이 고정된 승객이 아니면 이용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타 지역에서 대학교를 다니며 서울-부산 간 KTX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A(21) 씨는 “작년 한 해 이용한 KTX 요금을 계산해보니 100만 원이 훌쩍 넘었더라”며 “지금까지는 주중에 역방향 좌석을 이용하거나 포인트 적립으로 그나마 할인혜택을 받았었는데 올해부터는 그마저도 없어져서 집에 내려가는 것이 부담이 된다”라고 토로했다.

그간 코레일은 공식적인 운임 인상 대신 각종 할인제도 및 혜택을 폐지해 왔다.

지난 2013년 7월 코레일 멤버십 포인트 적립제도를 폐지하고 30만원 이용 시 마다 10% 할인권을 제공하고 있지만 할인권 적용 방법이 포인트 제도에 비해 번거롭다는 의견이 많다.

포인트 적립제도 폐지에 관해 코레일 측은 “멤버십 회원들에게만 돌아가는 혜택이기에 서비스 차별을 방지하고 모든 열차 이용고객에게 형평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족석 할인의 경우도 기존의 30% 할인에서 40%로 할인폭을 넓히는 대신 연회비 4만6000원의 가족愛 카드를 발급받아 혈연관계임을 증명하도록 변경됐다.

코레일 대전 본사 전경. 코레일 측은 할인제도는 영업 서비스이므로 수요 창출 등 경영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레일 제공)

코레일은 17조원에 달하는 부채 및 운영 적자를 감수하면서 각종 할인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지만 경영 개선과 수요창출을 위해 열차요금 할인제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민홍철 의원은 “비선호 좌석에 대한 할인제 폐지 등은 가격을 떠나 서비스 질의 문제”라며 “경영적자에 대한 개선은 필요하지만 특별한 서비스 질 향상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 비해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느끼는 부담만 가중됐으므로 사실상 운임 인상과 다름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부채 및 운영 적자 감소를 위한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기보다 내부 경영 및 서비스 개선에 더 신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승섭 경실련 국책감시팀 부장은 “비선호 좌석의 불편 대신 할인된 가격을 이용하던 승객들이 많았음에도 코레일이 할인제 폐지를 강행했다”며 “이번 개편은 실질적 부담 가중 뿐 아니라 승객들의 좌석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부장은 “당장은 할인제도 개편 정도로 끝날 수 있겠지만 차후에는 분명히 운임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막대한 부채 및 영업 적자를 떠안고 있는 코레일은 지난해 10월, 직원 및 직원 가족들의 편법 무임승차로 인한 2013년 영업 손실이 168억 원에 달해 국정감사를 받았다.

NSP통신/NSP TV 차연양 기자, chayang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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