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정태 기자 = 아파트값이 최소 10억은 넘어야 서울 상위 10%안에 입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의 최저 진입선은 2002년 5억원을 돌파한 후 꾸준한 가격상승을 이뤄 약 10년 만에 2배로 상승했다.

부동산114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시 소재 아파트 약 124만호의 가격추이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의 최소가격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가격구간의 폭은 더 넓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1년부터 매년 상위 10%의 최저 진입선이 약 1억원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다 2006년 부동산 시장 활황기 때 약 3억2000만원이 급등했다.

당시 부동산 가치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투자로 이어졌으며, 특히 고가 아파트로 시중 유동자금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2008년 리먼사태에 이어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찾아오며 아파트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었지만 적어도 상위 10% 아파트 시장에서는 그 여파가 적었다.

부동산 활황기 당시 11억 5000만원 이라는 최저 진입선을 구축한 이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친 다수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그 변동폭은 5000만원 내외에 불과했다.

이는 상위 10%의 시장이 견고한 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신규수요의 진입이 그 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상위 10%의 최저 진입선 상승과 함께 가격구간의 폭이 더 넓어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00년 당시 상위 10%의 가격구간은 3억8250만원~18억5000만원이었지만 2012년에는 10억2500만원 ~62억5000만원까지 구간 폭이 넓어졌다.

동기간 최저 진입선이 168% 상승 (3억8250만원→10억2500만원) 하는 동안 최고가격은 238% 상승 (18억5000만원→62억5000만원) 했기 때문이다.

이는 초고층 주상복합과 함께 고급빌라가 연이어 아파트 시장이 진입하며 가격 상한선을 크게 끌어올린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편으로는 가격구간 폭이 확장되면서 상위 아파트 내에서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2012년의 상위 10%의 중간값은 14억8000만원이다.

이 가격은 최저 진입선에 가까운 가격이며 상한가격과는 큰 격차가 있다. 즉, 중간값 이상에 해당하는 아파트들은 상위10% 내에서도 상위층인 최상위층으로 볼 수 있으며,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위 10%에 해당하는 아파트들은 주로 강남, 서초, 송파 즉, 이른바 강남3구에 주로 입지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상위 10% 아파트 중 36%는 강남, 27%는 서초, 13%는 송파에 위치하며 강남3구의 비중이 76%에 달했다.

강남 3구 내에서도 강남구의 비중이 특히 높게 나타났는데 청담동 일대 고급빌라와 압구정 아파트, 그리고 대치동과 도곡동, 삼성동 등의 대단지 아파트들이 높은 가격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의 비중이 높아진 점도 특징이다. 기존 방배동과 서초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이 10%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2009년 입주를 시작한 반포 재건축단지 일대가 새롭게 편입되며 그 비중이 높아졌다.

반면 송파는 그 비중이 감소했다. 잠실과 신천일대 재건축 아파트들이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강남이나 서초에 비해서는 낮은 부분을 보이며 최상위층인 10%보다는 바로 아래인 20~30% 구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상위10%의 아파트들은 강남3구에 집중돼 있고, 일종의 편중화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강남이 아닌 비(非)강남에서도 그 비중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용산의 한강로, 이촌동 일대, 영등포 내 여의도, 광진 자양동과 성동 성수동 등 이른바 한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비(非)강남권 내 아파트들이 상위 10%로 조금씩 편입되고 있으며, 현재는 약 24%까지 그 비중을 높혔다.

강남이 가지는 상징성은 학군과 교통, 그리고 고급커뮤니티를 바탕으로 형성된 고급 아파트 단지의 집합체였다. 앞선 통계에서 나타난 것처럼 외부시장충격에도 불구하고, 상위 10%의 아파트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견고한 진입장벽을 구축했고, 이들 대부분이 강남에 집중해있다.

하지만 장용훈 부도산114 선임연구원은 “최근 들어 이 고급아파트 단지들이 강남 주변지역으로 확산돼 가고 있다”면서 “기존 강남의 고급 아파트 단지들은 여전히 훌륭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으나 입주시점이 오래되며 노후화라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건축을 통한 신규단지 조성이 있지만 규모에 대한 부담으로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며 “때마침 이 시점을 기준으로 성동과 광진, 용산 등 한강변 조망이 가능한 비(非)강남 지역에 신규 고급단지들이 다수 들어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태 NSP통신 기자, ihunter@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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