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임창섭 기자 = 지난해 신흥국들의 ‘VIX지수’(공포지수, 대표적 주가 내재 변동성 지표)가 2008년 리먼 파산 당시를 제외하고 시계열이 존재하는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었으며 주가 하락률도 3년 만에 선진국보다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선진국의 하락폭은 미국을 제외할 경우 신흥국과 비슷했으며 어려운 글로벌 환경에도 내수시장에 기반을 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은 플러스 성장세를 보이며 양호한 주가 흐름을 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국제금융센터 제공)

국제금융센터는 7일 최성락, 김윤선 두 연구원이 분석한 ‘2011년 신흥국 주가 특징’ 보고서에서 지난해 신흥국의 주가는 -14.9%를 기록, 선진국 -7.6%보다 2배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유럽(-18%)과 일본(-17%) 등 다른 선진국과는 비슷한 수준으로 신흥국 주가등락률(MSCI EM)이 선진국(MSCI World)을 하회한 것은 2008년 이후 3년만이며 2000년 이후 세 번째라고 전했다.

주요 악재가 유럽 등 선진국에 집중됐었던 것을 고려하면 신흥국의 주가 하락폭이 선진국보다 큰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그 배경에는 선진국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의 주가상승이 전체적인 선진국들의 하락폭 축소에 기여,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주가 하락폭은 -14.6%로 신흥국들과 같은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자료=국제금융센터 제공)

MSCI EM 지수 월간 등락율의 표준편차로 측정한 역사적 변동성은 상반기 2.5%에 불과해 2007년 이후 최저였으나(1993년 이후 두 번째) 하반기에는 6.2%로 상승, 2008년 하반기(9.1%)를 제외하고 2001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VIX지수(공포지수)는 지난해 8월 8일 48까지 올라가 사상 두 번째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신흥국이 beta가 크기 때문에 선진국 주가보다 더 크게 하락한 것이 당연하게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시계열이 존재하는 1988년 이후 선진국이 하락한 8회의 사례에서 신흥국이 더 크게 하락한 경우는 2회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신흥국 주가 하락폭이 컸던 배경에는 브라질(-18%) 러시아(-22%) 인도(-25%) 중국(-22%) 등 BRICs가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국제금융센터 제공)

BRICs 4개 국가가 모두 신흥국 평균을 하회한 것은 관련 시계열이 존재하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10년전 ‘BRICs’를 명명했던 Goldman Sachs는 최근 보고서에서 BRICs의 잠재성장률이 정점을 통과했을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BRICs 부진의 배경은 글로벌 경기둔화, 유럽 재정위기 등 공통 대외악재에 증시 수급불균형 심화(중국), 인플레이션 확대(인도), 원자재가격 하락(러시아, 브라질) 등 국가별 내부악재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자료=국제금융센터 제공)

반면 필리핀(+4.1%), 인도네시아(+3.2%), 말레이시아(+0.8%), 태국(-0.7%) 등 동남아 증시들은 경제성장, 인플레이션 안정, 신용등급 상향 등을 시현해 지난해 어려운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선진국 수출의존도가 큰 동북아시아와 달리 동남아 경제가 내수비중이 커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둔감하다는 평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같은 배경 때문에 지난해 외국인들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서 각각 13억 달러와 23억 달러를 순매수했으며 태국에서는 1.7억 달러 매도에 그친 반면 한국과 대만에서는 각각 70억 달러와 95억 달러를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임창섭 NSP통신 기자, news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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