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지방은행들이 지역 이름을 은행명에 넣거나 외국인들을 위한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시중은행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지역민으로 구성된 ‘충성고객’을 잡고 틈새공략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30일 BNK금융그룹에 따르면 현재 울산지역에서는 울산시민들의 니즈를 반영해 ‘BNK울산·경남은행’이라는 간판을 달아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울산쪽에서 니즈가 있어서 울산·경남은행으로 쓰고 있다”며 “지역의 색을 내고 싶어 하기 때문인데 지역이 주는 브랜딩이라는 것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최근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구 대구은행) 역시 대구지역에서는 ‘DGB대구은행’이라는 간판을 그대로 쓰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그 지역의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고령의 고객들도 상당해 갑자기 사명을 바꾸거나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점포에 변경이 생기면 혼란을 겪게 될 수 있어 지역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충성고객을 잡기에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역의 색깔을 그대로 반영해 지역 충성고객의 마음을 잡는 동시에 외국인 신규고객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권이 디지털화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은행들이 커지고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파이가 겹치자 빈 틈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법무부에 따르면 등록외국인은 수도권에 가장 많지만 외국인 증가 속도는 지방이 빠른 편이다. 최근 5년 사이 등록외국인 증가율은 ▲전남 62.5% ▲전북 40.7% ▲경북 30.9% ▲경남 29.6%로 집계됐다. 전국 등록외국인 증가율이 14.5%임을 감안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 14일 BNK경남은행은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케이드림(K dream) 외국인 신용대출’을 선보였다. 대출 한도는 최대 3000만원까지이며 금리는 최저 연 5.93%다. 당시 박상호 고객마케팅본부 상무는 “경남도는 경기도를 제외하면 외국인 근로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며 “노동시장 구조 변화로 증가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K dream 외국인 신용대출을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BNK부산은행도 외국인 고객들을 위해 디지털데스크(화상상담 창구) 지원 언어를 기존 4개(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에서 우즈베크어, 네팔어, 벵골어 등을 추가했다. 일부 지점에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상담창구를 지정하고 외국인 고객 특화 화상상담 직원을 배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 고객들의 니즈와 신규고객의 니즈를 모두 반영해야 역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플랫폼에 입점을 하고 있지만 지방에서 거래하는 고객만으로는 리테일 확대에 한계가 있어 수도권 고객 유치를 위해 금리를 낮추는 방식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지방 경기가 안 좋은데 이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고 지방은행과 자산규모가 10배 정도 차이가 나는 시중은행과 겨루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