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대출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로 고신용자들도 제1금융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의 조짐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불안 심리가 발동함에 따라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답했다.
12월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들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은행별로 대출의 요건이나 대상 등의 차이가 나는 부분에서 혼란스럽다는 기사들이 있었다”며 “실수요자에 대해 감독당국도, 정부도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아 은행별로 연간계획에 대비, 전반적인 리스크를 감안해 자율적으로 현장에 수요를 반영해 움직이는 것이 더 실수요자분들에게 더 나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의 일환으로 여신 심사를 강화함에 따라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신용점수가 크게 오르면서 고신용자들도 ‘대출 절벽’에 막히고 있다. 이로 인해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붙으며 올초부터 감소세를 유지하던 제2금융권 가계대출 역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12.973점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하면 926.784점이다. 이는 지난해말 평균 899.1863점, 인터넷전문은행 제외시 918.756점인 것과 비교하면 13점 넘게 오른 수준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 918점 ▲NH농협은행 924.58점 ▲우리은행 938.54점 ▲922.8점 ▲신한은행 930점 ▲하나은행 930점 ▲케이뱅크 807.87점 ▲카카오뱅크 925점 ▲토스뱅크 937점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신용등급의 기준이 되는 신용평가사 KCB(코리아크레딧뷰로) 점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1등급 942~1000점 ▲2등급은 891~941점 ▲3등급 832~890점 ▲4등급 768~831점이다. 평균이 926점대라 신용등급이 2등급인 고신용자들도 제1금융 대출이 수월하진 않다.
이와 함께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증가 전환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올처부터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 8월 5000억원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은 3000억원 증가했고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6월 한 차례를 제외하고 꾸준히 올랐고 8월의 경우 지난 4월 5000억원 증가를 기록한 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서 실수요자에 대한 추가 조치를 발표 후 실수용자에 대해 은행권에 자율적으로 판단하라고 맡겼지만 결국 은행권에 부담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급하게 만들어진 대책들로 인해 은행 창구에서 은행권, 차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한국은행 관계자도 “요즘 고신용자들도 제1금융권에서 충분히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보험사 대출이 보다 수월하다는 말이 있어 그쪽을 알아보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대출 수요를 한 쪽에서 누르면 다른 쪽으로 튀어나가면서 풍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저희가 바라는 것은 꼭 필요한 분들이 대출을 받아야겠지만 상당 부분들은 주택 가격이 오르고 불안하니까 주택을 매입한 수요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눈에 띄는 모습은 파악되지 않지만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조치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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