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15조 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7조 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기간 빚투(빚을 내서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1년 4월 약 9조원의 증가폭을 기록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2일 금융권으로부터 취합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KB국민은행 174조 3246억원 ▲신한은행 134조 8659억원 ▲하나은행 132조 7512억원 ▲우리은행 139조 1751억원 ▲NH농협은행 134조 621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약 2000~3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559조 7501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 5975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잔액은 ▲KB국민은행 135조 747억원 ▲신한은행 102조 9124억원 ▲하나은행 103조 8222억원 ▲우리은행 115조 841억원 ▲NH농협은행 102조 85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증가세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수도권 주택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택거래가 활성화됐다는 것이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KB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는 0.02% 상승했다. 이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22%, 경기도는 0.05%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5월말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6월 기준 6150건으로 전월 대비 18.7%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나섰지만 이처럼 가계대출이 오히려 늘어난 것은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으로 인한 주담대 수요 증가와 함께 은행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해 주담대 금리가 2년 6개월만에 최저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71%로 2021년 12월 이후 3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주담대 변동형 금리보다 고정금리 하락폭이 더 컸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3.69%로 0.20%p 하락했다. 고정금리 상품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 금리가 지난 5월 3.80%에서 3.56%로 큰 폭 하락했다.
이와 함께 오는 9월부터 적용될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실시를 앞두고 ‘막차’를 타기 위한 행렬도 가계대출 증가세에 힘을 보탰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파트값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수도권 집값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오는 9월 스트레스DSR 도입 전에 대출이 몰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DSR이 도입되면 가산금리가 보태져 고정금리가 아닌 경우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시중은행들은 수 차례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오는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다시금 주담대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형성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 1일 ‘거지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가계부채 하향 안정화 기조를 확고히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묵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스트레스DSR 2단계를 9월부터 예정대로 시행하고 최근 빠른 증가세를 보인 주택정책금융은 실수요자에게 차질이 없는 범위 내에서 금리 산정 체계를 개선하겠다”며 “시중 유동성과 가계대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 추가적인 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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