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긴축의 필요성은 줄어들었다”고 의견을 모았다. 다만 가계부채 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금리 하락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3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2024년도 제1차)에 따르면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를 현 3.5%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긴축 필요성을 언급하는 위원은 없었다.
일부 금통위원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 3.1%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4분기에는 3.4%로 다소 반등했다”며 “이는 기저효과 소멸, 유가 및 농산물가격 상승 등 공급 측면의 충격에 기인한 것으로 향후 추가적인 공급충격이 없다면 완만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에 대해선 아직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일부 금통위원은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아직 물가 목표 수준인 2%에 비해 상당폭 높은 수준일뿐 아니라 올해말 시점 전망 수준과도 격차가 상당히 큰 편”이라며 “향후 관리물가 인상 속도 및 에너지, 농수산물 가격의 불확실성, 정부의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에 따른 영향, 누적된 공급충격의 물가 파급 속도,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의 상방리스크가 잠재해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은 고금리로 인한 고통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미시적 정책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안착해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안착시키지 못할 경우 장기간 고통을 감수하며 쏟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사례를 과거의 경험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들은 “고금리는 민간 부채를 줄여 미래의 소비 및 투자 자원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다지는데 도움이 된다”며 “불황은 고통스럽지만 경쟁력을 상실한 부문을 정리하고 자원을 보다 생산적인 곳에 쓰이게 하는 소위 클렌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를 현재 3.5% 수준에서 동결하고 고금리의 부작용은 필요시 유동성 공급 등 미시적 수단으로 적절히 대응하면서 대내외 금융·경제 상황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금통위원들은 “앞으로 경제성장세는 확대되나 수출과 소비 부문간의 차별화가 심화되고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추가적 긴축의 필요성은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소비자물가가 앞으로도 1년 이상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공급측면의 상방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는 만큼 상당기간 현재의 긴축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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