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나며 이를 주력산업으로 둔 수도권과 비교적 부진한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주력산업으로 둔 비수도권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주요 성장산업의 수도권 집중화로 비수도권의 소비부진이 심화되고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있어 다각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한 가운데 지역별로 성장률이 차별화돼 나타났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2015년 이후 성장률이 이전 기간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반면 비수도권 다수 지역은 성장률이 3%p 이상 큰 폭 하락했다.
한은에 따르면 두 지역 간 성장률 격차는 주력 제조업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도권은 생산성이 높은 반도체 등 첨단 전자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비수도권은 자동차, 화학제품 및 기계 산업 등이 중국과의 경쟁 심화, 생산성 하락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이와 함께 민간소비 격차도 확대됐다. 대도시와 도지역 간 소득격차가 축소됐지만 2015년 이후 도지역의 소비 증가율이 대도시 지역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둔화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청년인구의 대도시 이동에 따른 인구고령화 가속화, 소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도지역의 평균소비성향이 대도시에 비해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수도권 경제력 집중화 현상은 2015년 이후 더욱 심화됐다”며 “주요 성장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의 성장잠재력은 약화됐다. 소득재분배 등으로 지역간 소득격차는 줄었으나 도지역은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수요측면의 성장동력인 소비부진이 심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저출산 등 구조적 문제들이 수도권 집중화와 관련돼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수도권 지역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며 “다만 향후 재정부담 등을 감안해 지역 특성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제고를 도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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