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서울 본점. (사진 = 강수인 기자)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SC제일은행이 청년희망적금과 청년도약계좌 등 청년지원사업을 사실상 피해가고 있다. 모두 전산시스템 개발, 인력 문제 등 같은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서민금융진흥원 역시 큰 문제로 보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외국계 은행은 치외법권”이라며 “사실상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청년희망적금 출시 당시에도 타 은행들은 지난해 2월부터 출시했지만 SC제일은행은 6월 출시계획을 알렸다. 그 때에도 SC제일은행은 ‘전산개발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결국 상품은 3월에 마감됐다.

이번 청년도약계좌 역시 같은 이유로 SC제일은행은 출시 일정을 내년 상반기로 잡았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이 내년에 청년도약계좌를 출시하겠다는 것은 결국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처음부터 안 하겠다고 해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SC제일은행은 (내년 출시로) 비난은 피해가고 (역마진이 발생하는 사업에 대해선 참여하지 않아) 실익은 챙기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청년도약계좌 등 청년 지원사업을 시중은행과 같은 시기에 다루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이번에는 문화적 차이, 이미 잡혀있는 프로그램 일정 등을 들어 설명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당행은 홍콩 당국, 영국 당국, 한국 당국 등 세 군데 규제에 맞춰야 한다”며 “그룹사의 정책이 우리나라 당국에서 추구하는 것과 다르면 이를 설득하는 과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에 청년도약계좌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은 원래 순차적으로 당행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 일정에 맞춰서 하겠다는 것”이라며 “청년도약계좌를 출시하기 위해선 별도의 인력을 뽑아야 하는데 당행의 경우 전산의 일부는 KT쪽에서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을 할 때마다 따로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해 청년희망적금 출시 당시 전산시스템 개발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출시 일정을 타 시중은행들보다 늦게 잡았지만 그 이후로 현재까지 청년지원사업 관련 전산시스템이 제대로 개발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도 똑같은 상황이었지만 역마진을 감수하면서도 해당 사업에 참여했다”며 “외국계 은행은 왜 금융당국으로부터 압박을 덜 받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행정 절차는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다 도와주고 있어 전산 구현만 하면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복잡하고 대단한 금융상품도 아닌데 TF를 꾸리고 전산시스템을 확보한다는 핑계를 대는 것은 결국 ‘의지의 문제’로 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C제일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이슈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자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소매금융을 철수할 계획이었으면 아예 취급 신청 자체를 안 했을 것”이라며 “어차피 외국계 은행이라 청년지원사업에 그렇게 신경을 써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 역시 “청년지원사업 참여는 강제가 아니기 때문에 참여를 안해도 상관은 없다”며 “SC제일은행은 비대면 관련 내부 사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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