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DIPTS 기자 = 정부는 의사소통 중심의 실용 영어공교육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교육 정책과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정부의 실용영어 교육 정책은 크게 4가지 핵심 사항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영어를 영어로 수업하는 TEE방식의 영어 교육을 하겠다는 것. 스웨덴이나 덴마크에서 TEE방식의 영어교육을 도입하여 영어공용화에 성공했기 때문에, 정부는 각 초, 중학교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1명씩 배치하여 학교 영어를 영어로 수업하도록 하는 정책이다. 또한 영어교사의 영어 수업 능력 인증제를 실시하여 교사들의 영어 수업 능력을 향상시키고 TEE수업 능력을 인증 받은 영어교사들은 특별대우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서 서울 시교육청은 원어민 영어 체험 학습 강화와 영어전용 교실을 확대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실용영어 교육 정책 중 두 번째 핵심 사항은 영어몰입교육 정책이다. 물론 사회 각계의 많은 반대 여론에 휘말려 꼬리를 내린 상태이기는 하지만, 영어만이 아니라 과학이나 수학, 사회 등 다른 모든 과목들도 영어로 수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영어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 학교 환경 즉 홍콩이나 필리핀 같은 ESL 환경을 학교 내에서만이라도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ESL 환경을 통해 실용영어 공교육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해 보겠다는 그 한 가지 면만을 고려하면 영어몰입교육은 대단히 좋은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실용영어 교육 정책 중 세 번째는 수준별 이동수업이다. 학습 능력이 높은 학생들과 낮은 학생들을 한 교실에서 같은 수준으로 수업을 할 경우 학습 능력이 낮은 학생들은 이해하고 따라오기가 힘들게 되고 학습 능력이 높은 학생들은 이미 다 아는 내용이기 때문에 흥미가 없어 학습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해 상, 중, 하 세 그룹으로 수준별 이동 수업을 하도록 하다가 얼마 전에 상, 중상, 중, 하 4그룹으로 나누어 수준별 영어수업을 하도록 제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실용 영어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4번째 핵심 정책은, iBT ‘국가영어능력평가’ 시험이다. 그동안 실용영어 능력 평가는 듣기평가 실시에 국한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는 말하기 능력 평가를 포함한 총체적인 영어능력 평가를 국가가 주도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금년부터 매년 모의 평가를 실시하고 2012년부터 전국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대입 수능 영어를 폐지하고 국가영어능력 평가로 대체할 것인지의 여부는 2012년에 가서 결정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정부의 실용영어교육 정책 발표로 인해 사교육이 오히려 늘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정부가 사교육을 부추기려는 의도로 실용영어 교육 정책을 발표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의사소통능력은 개인의 경쟁력이자 국가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실용영어 공교육 정상화로 영어 사교육과 조기유학을 갈 필요가 없는 사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학교 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신뢰가 증가하고 부모들의 사교육비 걱정도 덜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실용영어 공교육 정책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학교 교육에만 자녀를 맡기려는 부모들은 아직 별로 없는 것 같다. 정부의 실용영어 교육 정책의 발표로 사교육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정부의 실용영어 교육정책을 무조건 부정할 것이 아니라 왜 성공할 수 없는지, 어떻게 하면 성공이 가능한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정부의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제시해 줄 조언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의 실용영어 교육 정책을 통해 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이 함양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정부의 실용영어 공교육 정책이 영어 습득을 위해 두뇌가 요구하는 방식을 얼마나 충족시켜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기로 하자. 정부의 정책이 두뇌의 요구를 충족시켜 준다면 성공이 가능하겠지만 두뇌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먼저, TEE방식으로 영어 수업을 하겠다는 첫 번째 실용영어 교육 정책에 관해 생각해 보자. 각 학교에 1명의 원어민 보조교사가 있고 모든 영어 교사들이 영어능력 인증 교사가 되었다고 가정을 했을 때, TEE 방식의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 모두가 유창한 영어를 말하게 될 것인가? 우선 원어민 학원에서 10명그룹의 학생에게 몇 년 동안 TEE 방식으로 영어 대화 훈련을 해도 1-2명밖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학교에서 학급당 35명그룹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TEE수업을 할 경우에 성공률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학교에서 학급당 35명의 그룹 학습은 아이의 두뇌가 요구하는 자기중심적 1:1 대화 학습, 즉 모든 학생이 원어민과 듣기 말하기를 동시에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가 없는 것이 문제점이며, 또한 원어민은 물론 한국인 영어교사들이 TEE방식의 수업을 할 때, 모턴 교수의 로고젠 방식대로 영상을 통한 사물과의 상호작용, 말소리를 통한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동시에 해주어 두뇌가 영어를 인지할 수 있도록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인지도 의문이다. 영어로 하는 수업이 영어말하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연구 논문에 유의해야 한다.

몰입학습과 관련해서는 최근에 고려대학교 교수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영어로 다른 과목을 수업하여 몰입학습을 했을 경우, 실용영어 능력이나 다른 과목의 학습 능력도 부진한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 수업을 듣고 다른 과목의 성적이 오를 리 없고, 이해 못하는 영어 소리를 듣고 앉아있는 것은 두뇌가 언어를 습득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실용영어 능력 향상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영국 런던 대학의 모턴 교수는 아이가 특정 사물에 선택적 주의 집중을 하고 동시에 특정한 소리(말)에 선택적 주의 집중을 하면 두뇌에 인지언어가 형성되어 언어(영어)를 습득하게 된다는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두뇌가 요구하는 몰입학습은 이해하지 못하는 영어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물에 선택적 주의 집중(몰입)을 하고 특정한 소리(말)에 선택적 주의 집중(몰입)을 할 때 두뇌는 이해(인지)를 하고 인지언어를 생성시키는 것이다.

영어로 듣기 말하기가 안 되는 학생은 영어로 수업하는 것이 영어 한과목도 어려운데 다른 과목까지 영어로 수업을 한다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아이를 억지로 물속에 밀어 넣는 식이 아니겠는가? 아이는 죽지 않기 위해 물속에서 허우적거리기야 하겠지만 물속에 빠뜨린다고 해서 아이가 수영을 배우게 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아이는 물속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공포를 느껴 아예 수영을 못 배울지도 모른다. 이처럼 영어몰입교육은 영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여 영어를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영어 몰입(ESL)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는 조기유학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미국이나 캐나다, 그 밖에 영어권 나라로 보내서 영어환경에서 생활하게 하면 영어가 유창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영어를 못하는 자녀를 데리고 조기유학을 떠난다.
이것은 수영을 못하는 아이를 물속에 억지로 밀어 넣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통계에 의하면 영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 2-3개월 만에 다시 귀국하는 아이들이 50%이고 나머지 50%는 1-2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지만, 이중에서도 30%는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공교육에서도 모턴 교수의 이론을 받아들여 우선 땅 짚고 헤엄치는 방법부터 몰입하도록 가르치고 단계적으로 수영을 배우도록 한 다음에 물속에 밀어 넣(몰입)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는가! 영어 외에 다른 과목까지 영어로 수업하는 것을 몰입교육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 못이며, 눈과 귀로 선택적 주의 집중을 하도록 하는 것을 몰입이라고 보아야 한다

세 번째로 핵심 정책인 수준별 이동 수업의 경우는 어떠한가? 수준별 수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모국어를 습득할 때는 수준별로 하지만 그룹이 아니라 아이 수준에 따라 개별화 훈련을 받는다. 개별화 훈련을 했을 때, 90%가 아닌 100%가 모국어 습득에 성공한다. 엄마들은 언어 교육자로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두뇌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아이의 수준에 따라 개별화 훈련을 하기 때문에 100% 성공을 하는 것이다. 공교육도 수준별 개별화 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모국어를 습득할 때, 빠르게 습득하여 말을 하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더딘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이 되면 빠른 아이나 느린 아이나 별 차이 없이 모두 다 유창한 모국어를 말하게 된다. 어느 시점에 가면 언어 사용 능력이 평준화가 된다. 따라서 아이들의 모국어 습득 과정을 볼 때 영어 공교육의 수준별 수업도 시간이 흐른 후 어느 시점에 가면 평준화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렇게 되도록 하려면 스텐포드 대학의 영재 프로그램처럼 동일한 교과서(커리큘럼)를 가지고 상위 그룹의 학생들은 속진학습을 해서 빠르게 진도를 나가고 수준이 낮은 학생들은 학습 시간을 느리게 진행을 해서 어느 시점에서 같은 수준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만일 교과서를 수준별로 만들어서 교육한다면 하위 수준의 학생들은 아무리 공부를 해도 하위 수준에서 벗어 날 수 없을 것이며 항상 하위 수준에 머물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iBT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에 대한 정책은 서울대학교 권오량 교수가 “그동안 영어말하기능력 평가가 없었기 때문에 말하기 교육을 소홀히 해 온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말하기능력 평가는 영어 말하기 훈련에 강한 동기 부여를 갖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학교에서 매달 또는 분기별로 iBT영어능력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정부가 iBT 영어능력평가 솔루션을 개발하여 학교에 공급한다면, 학생들은 수년 후에 있을 ’국가영어능력평가‘ 시험 준비를 위한 동기보다 곧 있을 학교 기말고사 대비를 위한 준비가 더 강한 동기를 갖고 몰입하게 할 것이며, 실용영어 공교육 성공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진 = 장성옥 로고젠잉글리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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