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희진 기자 = 아이들의 손에서 쏟아진 수많은 동전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운다. 분홍색 저금통이 열리는 순간마다 동전이 부딪히는 소리가 이어지고 주변에는 웃음과 박수가 섞인다.
사진 속 장면은 단순한 행사 풍경이 아니라 ‘나눔’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다.
서울 강서구가 개최한 ‘사랑의 저금통 마음모으기 전달식’ 현장에서 포착된 이 장면은 숫자로 환산하면 3655만 원이지만 그 이전에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낸 기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저금통을 여는 순간…‘기부’가 경험으로 바뀌다
사진을 보면 중심에는 진교훈 강서구청장과 관계자들이 있지만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향한다. 아이들은 저금통을 열고 동전을 쏟아내며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 장면의 핵심은 ‘전달식’이 아니라 ‘참여 과정’이다.
기부는 보통 어른의 영역으로 인식되지만 이 행사에서는 아이들이 주체가 되고 어른들은 이를 돕는 역할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모금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125개소가 참여했고 아이들이 일상에서 조금씩 모은 돈이 모여 총 3655만 원을 만들었다. 이는 단순한 금액이 아니라 ‘생활 속 기부 경험’이 축적된 결과다.
보육 현장 관계자는 “아이들이 직접 동전을 모으고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나눔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방식’…17년 이어진 구조
이 행사는 올해로 17회째다. 사진 속 장면이 반복된다는 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기부 방식이다.
개인이 아닌 ‘집단 참여’, 일회성이 아닌 ‘생활형 모금’, 단순 전달이 아닌 ‘체험형 교육’ 등의 방식이다.
이 세 가지가 결합되면서 기부가 부담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습관으로 자리 잡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이 사업을 통해 희귀난치성 질환 환아 19명에게 약 3700만 원의 의료비가 지원됐다. 금액만 보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지속성과 참여 범위를 고려하면 의미는 확대된다.
한 전문가는 “이런 방식의 기부는 금액보다 참여 경험이 축적되면서 장기적으로 지역 내 기부 문화 형성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아이→가정→지역’…나눔이 확장되는 구조
사진 속 또 하나의 특징은 ‘확산 구조’다. 아이들이 모은 동전은 단순히 행사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 → 가정 → 어린이집 →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나눔은 개인 행동이 아니라 지역 문화로 확장된다.
특히 부모와 교사,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면서 단순 기부를 넘어 ‘교육+복지+지역 참여’가 결합된 형태를 보인다.
강서구가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을 통해 80억 원이 넘는 모금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구조적 기반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구 관계자는 “아이들이 시작한 작은 나눔이 지역 전체의 참여로 이어지는 것이 강서구 기부 문화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진은 동전이 쏟아지는 장면이 아니라 나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3655만 원이라는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그 돈이 어떻게 모였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어디까지 확장되는지다.
NSP통신 김희진 기자(ang0919@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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