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유정상 기자 =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매월 멈추지 않고 치솟고 있다.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 지수는 지난해 3분기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며 11월 97.8을 기록한 이후 지속 상승해, 지난달에는 111.1까지 올랐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도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급등했다”며 “올해 꾸준히 오르고 있고, 문의 전화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근에는 30평대 기준으로 강변 조망권을 포기하면 9억 원대, 조망권을 영위하면 10억 원대 초반 정도에서 호가가 형성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 증가추세의 원인으로,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 관계자는 ▲인구유입은 꾸준히 증가하는데 ▲물량은 여전히 적은 점을 꼽았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적어 자연스럽게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으로,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봐도 세종시는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국내 인구 이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종은 지난 4월에도 순 이동률 0.7%를 기록하며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이 전부터도 세종은 꾸준히 순유입세를 이어온 세종은,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유입 규모 자체는 줄었긴 하지만 분명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공급물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감정원 관계자에 따르면 세종에는 지난해 1만1000여 가구 규모가 공급된 것에 반해 올해 공급량은 5600여 가구(임대 포함)에 불과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공급되는 단지는 ▲우남퍼스트빌 290가구(입주) ▲마스터힐스 3000가구 ▲힐스테이트 리버파크 670가구 ▲(임대)다정동2-1M6블록 1500가구다. 이마저도 임대 물량인 1500가구를 빼면 4100여 가구뿐이다.
이에 최근 세종시 아파트 시장에는 ‘한정판 아파트’라는 말이 유행어가 됐다. 세종시 공인중개사들은 세종시 아파트를 한정판 아파트라고 칭하며 ‘귀한 아파트, 앞으로 더 비싸질 아파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비(非)행복도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종전까지는 ‘세종 집값 상승’이라는 키워드를 접하면 세종시 내 ‘행복도시’만 떠올리기 마련이었는데, 이 한정판 아파트 신드롬이 이제는 비행복도시까지 번졌다. 조치원 소재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1~2달 사이 조치원 아파트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아무래도 행복도시 대비 규제도 적고 가격도 낮아 행복도시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분들이 많이 오신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5생활권 등 세종시에 공급이 지금보다 늘면 상승세가 안정될 것”이라고 의견을 말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도 “세종의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물량이 없다는 점 등으로 미뤄봤을 때, 세종의 집값 상승 요인은 이제는 투기수요보다는 실수요다”라며 “투기수요 근절 노력도 좋지만 적절한 공급계획 수립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SP통신 유정상 기자 yootop@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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