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최아랑 기자 = 글로벌 업황의 파고 속에서 국내 주요 그룹사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부활 신호탄을 쏜 삼성전자와 견고한 수익성을 기록한 SK스퀘어, 친환경 선박과 방산 호재를 맞은 HD현대와 한화가 '맑음'의 기세를 올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부 그룹은 재무 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라는 무거운 과제를 마주했다. 특히 최근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파고를 넘어야 하는 롯데지주는 2년 만의 공모 회사채 시장 복귀를 선언해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에 따른 시장의 경계감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005930) ‘구름 조금’=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D램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SK하이닉스를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AI 수요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고 올 1분기 D램 가격이 최대 95%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실적 반등의 무지개가 뜨고 있다. 다만 목표인센티브(TAI)의 평균임금 포함 판결에 따른 퇴직자들의 집단 소송 리스크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SK(034730) ‘맑음’=SK그룹의 투자 전문 기업인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의 견고한 실적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5% 급증한 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순자산가치가 1년 만에 100조 원 시대를 열었고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합류로 글로벌 AI·반도체 투자 실행력도 한층 강화됐다. 또한 SK온은 포스코그룹과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배터리 핵심 원소재 공급망을 공고히 했다.
◆HD현대(267250) ‘맑음’=HD현대가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엔진에 대한 승인을 완료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의 주도권을 꽉 잡았다. 이미 30척에 달하는 암모니아 추진 엔진 공급 계약을 성사시켜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통합 시너지가 엔진 기술 고도화로 이어지며 글로벌 조선업 기술 경쟁에서 ‘맑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LS(062600) ‘맑음’=LS그룹은 3세 경영인들의 활발한 행보와 함께 대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이 한일경제협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며 민간 경제 외교 전면에 나섰고, 이상현 태인 대표는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으로 취임해 공익사업을 맡게 됐다. 그룹 전반에 걸쳐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며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태광그룹 ‘흐림’=태광그룹의 모기업 태광산업이 석유화학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중견 제약사 동성제약 인수를 추진해 뷰티·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동성제약은 2018년부터 누적된 적자로 인해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을 만큼 재무 상태가 악화된 상황이다. 법원이 기존 대주주의 회생안을 배제하며 인수는 급물살을 탔지만 기형적인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005490) ‘맑음’=포스코그룹의 리튬 가격 반등과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가 맞물려 실적 개선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SK온과 최대 2만 5000톤 규모의 리튬 공급 계약을 맺고 아르헨티나 염호 기반의 수요처를 확보했다. 이와 동시에 미래 철강 시장 선점을 위한 ‘8대 핵심 전략제품 원팀’ 체제를 전격 가동, 제철소 직속 프로젝트팀을 통해 현장 중심의 기술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에 따른 철강 수익성 회복과 리튬 상업 생산 본격화가 맞물려 가시적 성과 창출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한화(000880) ‘맑음’=한화그룹의 방산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황을 맞은 방산 사업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글로벌 LNG 밸류체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벤처 글로벌과 20년간 연간 150만 톤의 LNG 구매 계약을 맺어 에너지 안보와 방산을 연계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방산에서 확보한 현금 동원력을 기반으로 친환경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롯데지주(004990) ‘비’=롯데지주가 신용등급 하락(A+) 이후 2년 만에 공모채 발행에 나섰으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으로 시장의 경계감이 높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 장기화로 롯데케미칼의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단기 차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가 그룹 전체의 유동성 흐름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035500) ‘맑음’=LG그룹의 배터리 전문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호주 라이온타운 투자 지분을 매각해 약 800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기민한 자금 운용력을 보여줬다. 매각 대금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라이온타운과의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은 그대로 유지하며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겼다.
NSP통신 최아랑 기자(arang2466@nspna.com)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