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 임성수 기자)

(서울=NSP통신) 임성수 기자 = 2026년 자본시장은 상반기 유동성 확장 국면과 하반기 제도 시행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구조적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의 정관 변경과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이 동시에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코스닥 시장 내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1·2차 개정 상법 세부 조항 시행이 맞물리며 시장의 평가 기준이 한층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2025년 증시 호황으로 형성된 유동성 장세가 2026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다만 하반기 들어 유동성 장세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경우 강화된 제도 환경 아래 개별 기업에 대한 선별 압력이 확대되며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가 지수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직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난해 증시 호황과 개정 상법 기대감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시장 전반의 우상향 흐름이 예상된다”면서도 “하반기 이후에도 동일한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폐지 개혁 취지에는 공감하나 단기적으로 시장 건전성 개선 효과가 즉각 가시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의 재무 건전성 강화와 수익 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시장 밸류에이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유동성 확장 속 ‘정관 개정·벤처 투자’ 시험대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5일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거래소 핵심전략’을 주제로 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활용해 증권 거래시간 연장,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 등에 대한 답변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한국거래소)

2026년 상반기 자본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유동성 유지’와 ‘제도 선제 대응’이다.

오는 3월 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는 각사별 제도 대응 전략을 가늠할 상반기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하반기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정관 변경, 지배구조 정비,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각사별 대응 수준에 따라 향후 지배구조 평가와 시장 신뢰도에서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 벤처 투자 시장에도 변화가 예고돼 있다. 비상장 벤처·혁신기업과 코넥스·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공모 방식 투자를 가능하게 할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가 3월 시행을 앞둔 것. 기존 사모 중심 구조에서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유입시켜 모험자본을 보다 활성화하겠다는 정책적 취지로 풀이된다.

BDC 도입은 모험자본 공급 확대 기대감을 높이며 시장에 유동성을 더해 지수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동시에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가 병행되는 만큼 기업의 시장 진입 및 유지 문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개정 상법과 BDC 도입이 일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지수의 질적 상승을 위해서는 제도와 시장 규정 개혁을 넘어 기업 펀더멘털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BDC 도입으로 코스닥 대형주 중심의 상승 동력이 강화될 수 있다”면서도 “과거 코스피가 대형주 실적에 크게 좌우됐던 전례를 감안하면 코스닥 지수 전반의 상승을 위해서는 기술특례 상장 산업을 제외한 업황 개선과 안정적 수익구조 확보 등 기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반기에는 6월 유가증권거래시장에 프리·애프터마켓이 도입되는 등 증권 거래시간 연장도 추진된다. 이 역시 유동성 확대 요인으로 평가되나 실질적 효과는 제도 안착 이후에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상장 유지 기준 상향·개정 상법 시행…‘평가의 시간’

2026년 7월·9월 시행 예정된 1·2 상법개정 시행령의 개정 이유 및 내용 요약 (표 = 법무법인 한누리)

하반기에는 상반기 발표된 규정 개정안과 개정 상법이 본격 시행되며 기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된다.

7월부터 코스닥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된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요건이 상장폐지 기준으로 신설되고 병합 후 액면가 미달 종목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된다. 완전자본잠식 기준은 사업연도 말에서 반기 기준으로 확대되고 중대·고의적 공시 위반은 1회만으로도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한국거래소는 개혁안 적용 시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이 기존 예상 수치였던 50개사에서 150개사 내외로 확대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동전주 요건이 추가되는 하반기 이후 코스닥 시장 내 부실기업 퇴출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상반기 유동성 장세에서 형성된 가격이 이번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인해 큰 폭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 시장 내 펀더멘털이 취약한 동전주에 대한 자금 이탈은 개혁안이 발표된 상반기부터 진행될 수 있다”며 “국내에는 해당 종목들의 가격 급락을 완충할 장외시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시장 전반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상장폐지 기준 간화 과정에서 취약 기업이 다시 동전주로 전락하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며 “공시 강화와 투기 자금 이탈이 맞물리며 올해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정 상법 세부 조항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7월 23일부터는 사외이사는 ‘독립이사’로 명칭이 변경되고 의무 선임 비율이 이사 총수의 3분의 1 이상으로 상향된다. 감사위원 선임·해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해 3% 초과 여부를 판단하는 ‘합산 3% 룰’도 적용된다.

9월 10일부터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소수주주 영향력 제고를 위해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된다. 이외 감사기구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상 역시 최소 2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관건은 기업의 ‘정보공개’

학계와 법조계, 운용업계 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틀이 상당 부분 마련됐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지속 가능한 밸류업을 위해서는 기업의 의사결정 배경과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공시 체계가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는 “기업 내 이사회의 의사결정 동기와 배경을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공시제도의 필요성이 크다”며 “기업과 투자자 간 소통 구조가 확보될 때 온전한 가격 평가를 통한 시장의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현주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국내 기업의 가치 저평가 현상 해결과 주주환원 강화는 법 개정과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충분한 정보공개와 정기적 주주 소통을 통해 시장의 평가와 감시를 받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가 작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상녕 트러스톤자산운용 변호사는 “개정 상법 내 합산 3% 룰,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을 통해 기관 투자자의 이사회 참여 기회가 확장된 것은 시장 밸류업의 전제 조건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이를 토대로 다양한 시장 주체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등을 통해 기업의 의사결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단계로 나아갈 시점”이라고 밝혔다.

2026년 자본시장은 상반기 유동성의 온기와 하반기 제도 시행의 긴장감이 교차하는 복합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확장’과 ‘정화’가 교차하는 흐름 속에서 정책 변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과 투자자의 대응 전략이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NSP통신 임성수 기자(forest@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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