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옥한빈 기자 = 최근 생리대 업계가 이례적인 정책·시장·조사 이슈의 교차점에 놓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국내 생리대 가격이 비싸다”고 지적하자, 시장 점유율 상위 업체들이 일제히 중저가형 제품 확대에 나섰고 이후 국세청의 대대적인 세무조사까지 겹치며 논란이 증폭됐다. 이번 세무조사에는 생리대 업계 1위, 2위인 유한킴벌리와 LG유니참이 포함됐다.
과연 생리대 가격은 실제로 ‘비싼 것’일까, 또 가격 논란과 세무조사는 같은 맥락일까. 각 사 공식 온라인몰 가격을 직접 비교해 실제 구조를 들여다봤다.
◆공식몰 가격 비교해보니…‘고가·중저가’ 제품군 이미 공존
국내 생리대 시장은 유한킴벌리(약 40%), LG유니참(LG생활건강·약 20%), 깨끗한나라(약 10%)가 상위 점유율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공식몰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동일 브랜드 내에서도 프리미엄과 중저가 제품 간 가격 차가 넓으며 업체 간의 격차도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 1위인 유한킴벌리가 최고가 제품과 최저가 제품 라인업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 특이점을 지었다.
먼저 LG생활건강(LG유니참)의 경우 ‘쏘피 바디피트 볼록맞춤 안심숙면 슈퍼롱 20P’ 1팩 9180원이다. 반면 최저가는 ‘쏘피 바디피트 볼록맞춤 대형 16P’ 1팩 3431원으로,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3배 가까운 가격 차가 난다.
시장 점유율 유한킴벌리는 ‘좋은느낌 유기농 100% 순면커버 생리대 대형 32P’ 1팩 1만7900원이다. 반면 최저가는 ‘좋은느낌 순수 생리대 울트라 슬림 대형 16P’ 1팩 2700원으로 가격 차가 6배 이상 벌어진다.
깨끗한나라도 마찬가지다. ‘디어스킨 리얼모달 입는 오버나이트 대형 4P’는 8000원, ‘순수한면 생리대 슈퍼가드 대형 14P’는 3725원에 판매되고 있다. 약 2배의 차이로 가장 격차가 적다.
◆대통령 지적 이후 ‘중저가 확대’…가격 문제의 초점은 어디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국무회의에서 “기본적인 기능을 갖춘 저가 생리대 공급이 왜 어려운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가격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후 업계는 중저가 제품군 확대, 유통 채널 확대, 신규 라인 검토 등으로 대응에 나섰다.
유한킴벌리는 기존에 존재하던 중저가 라인업인 ▲좋은느낌 순수와 ▲좋은느낌 코텍스 오버나이트 등을 오프라인 채널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LG유니참은 3월 중으로 합리적 가격 생리대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식몰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중저가 제품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논쟁의 초점은 ‘존재 여부’보다는 유통 채널별 가격 편차와 실제 체감 구매 가격, 상위 업계들의 가격 담합 등으로 좁혀지는 모습이다.
이에 관해 LG유니참 관계자는 “국세청에서 최근 다수 식품 및 위생용품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에 LG유니참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며 “현재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유한킴벌리 관계자 또한 “유한킴벌리는 11년째 중저가 제품을 운영을 해 오고 있다”라며 “2016년 당시 생리대 구입이 어려운 고객들이 많다는 지적에 책임을 통감하고 출시한 뒤 ‘보편적 월경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꾸준히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가격 논란 와중에 세무조사…‘폭리’와 ‘탈세’ 혐의
이런 가운데 국세청은 생필품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유한킴벌리, LG생활건강의 관계사인 LG유니참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명분은 ‘생필품 가격 관련 탈세·탈루 혐의’다.
다만 세무조사는 혐의 확인을 위한 절차일 뿐,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과 탈세 여부는 법적으로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가격이 높다고 해서 탈세나 불법은 아니기에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위법 여부가 판단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가 대통령의 지시로 특별히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물가 안정과 서민 부담 저하를 위해 진행하던 것이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위법행위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세무조사는 정기적인 시장조사의 개념이 아닌 혐의가 발견되고 특정됐을 때 진행한다”고 말했다.
NSP통신 옥한빈 기자(gksqls010@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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