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임성수 기자 = 국내 자기자본 5조원 이상 증권사 5곳의 신용등급과 자산건전성 평가에서 대형사 간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은 최상위 신용등급을 유지한 반면, 키움증권은 자산건전성 부문에서 유일하게 ‘BBB’ 등급을 받으며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 확대와 대손충당금 부담이 평가 차이를 키운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에 따르면 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은 ‘AA+/S(안정적)’ 등급을 유지했고, 신한투자증권은 ‘AA/S’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키움증권은 ‘AA-/P(긍정적)’에 머물렀다. 특히 자산건전성 부문에서는 키움증권이 유일하게 ‘BBB’ 등급을 받아 대형사 평균을 크게 하회했다.
한신평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증권 데이터 패키지(Data Package) 25.3Q’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020년 이후 5년간 ‘AA-/S’를 유지하다가 2025년 ‘AA-/P’로 등급전망이 상향 조정됐다. 투자중개 부문 경쟁력과 사업 다각화에 따른 이익창출력 개선, 자본 확충 효과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결과다. 그러나 자산건전성 부문에서는 부동산 PF 익스포저 확대와 대손충당금 부담이 동시에 반영되며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키움증권 자산건전성 ‘BBB’…5개사 중 유일
한신평 기준으로 자기자본 5조원 이상 증권사 5곳의 사업안정성 등급은 모두 ‘AA’로 동일했다. 하지만 수익성·자산건전성·자본적정성·유동성 등 세부 항목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삼성증권은 사업안정성·수익성·자본적정성·유동성 4개 부문에서 모두 ‘AA’를 받으며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자산건전성은 ‘A’로 평균 수준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사업안정성·수익성·자산건전성에서 ‘AA’를 획득하며 평균을 상회했고, KB증권은 사업안정성·수익성·유동성 부문에서 ‘AA’ 등급을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은 사업안정성과 유동성에서 ‘AA’를 기록했으나 수익성은 ‘A’에 머물렀다.
반면 키움증권은 사업안정성과 수익성에서는 ‘AA’를 유지했지만 자산건전성 부문에서 ‘BBB’로 평가되며 5개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동성 역시 ‘A’ 등급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산건전성 평가는 부실자산 보유 여부와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이 직접 반영된다”며 “신용평가에서 갖는 의미가 작지 않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PF·충당금 부담 확대…“보수적 운용 유지가 관건”
키움증권의 자산건전성 평가 하락 배경에는 부동산 PF 익스포저와 충당금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한신평이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PF 관련 자산 비중과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은 대형사 평균과 유사하거나 이를 웃도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다만 부동산금융 내 PF 비중 확대는 업계 전반의 구조적 특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 모두 부동산금융 내 PF 비중이 대형사 평균(약 60%)을 상회했다.
차별점은 구조다. 키움증권의 PF 내 브릿지론 비중은 약 35%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다 요주의·고정이하여신 관련 충당금 부담까지 겹쳐 재무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후순위 PF 자산 비중은 21%로 5개사 중 가장 낮지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현재의 보수적 운용 기조를 지속할 수 있을지 관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양극화 상황에서 PF 확대 전략은 위험 관리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우량 딜 확보 없이는 구조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업계 전반에 보수적 운용 기조가 자리 잡았다”며 “키움증권의 자산건전성 등급은 경계 신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수익성을 통해 일정 부분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우량 딜 중심의 선별적 집행과 보수적 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자산건전성과 고객 신뢰 제고를 위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 “PF 리스크 관리 실패 시 신용도 부담 확대”
한신평은 키움증권의 부동산 PF 확대 기조가 향후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예일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고정이하자산 가운데 상당 부분은 지난 2023년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와 영풍제지 사태 관련 미수금으로 이미 충당금 설정이 완료돼 추가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PF 내 중·후순위 브릿지론은 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구조로 사업 지연 시 손실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PF 영업 확대는 리스크 관리 성과에 따라 신용도 방향성이 갈릴 수 있다”며 “셀다운 구조, 사업진행 관리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NSP통신 임성수 기자(forest@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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