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류수운 기자 = 인디 록 밴드 닥터코어911이 부활의 나래를 펴기 시작했다.
8년만에 두 번째 정규앨범 ‘이트 오어 비 이튼’(Eat or Be Eaten)을 들고 10일 발매에 나선 것.
닥터코어911(이하 닥코)은 지난 1998년 결성돼 ‘랩매탈’이라는 새음악 장르를 개척하며 2000년 1집 ‘비정(非正)산조’를 발매해 이시기 국내를 대표하는 록 밴드로 유명세를 탔다.
이런 닥코에게는 이번 앨범 발매가 각별하다.
2000년 당시 기타리스트였던 답십리 안이 1집 앨범 발매 이틀전 서태지 밴드에 합류하면서 닥코는 흔들렸고 결국 해체의 길을 걸어 전 멤버 모두 흩어져 각자의 음악인생을 살다 2005년 다시 무대에 서기로 의기투합한 이후 내놓는 정규앨범이기 때문.
이 앨범을 들여다 보면 앨범 재킷부터 심상치 않다.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비운의 동물 ‘톰슨 가젤’이 닥코 멤버대신 재킷을 장식하고 있다.
록의 황무지인 우리나라에서 고군분투 중인 밴드 멤버 모두를 이 동물에 비유한 것.
이 앨범이 시사하는 바다.
닥코는 록의 부활을 꿈꾼다.
이를 위해 새 멤버로 넥스트 출신의 기타리스트 ‘데빈’과 키보디스트 ‘동혁’을 영입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타이틀 곡 ‘나이가 나를 먹다’의 인트로를 피아노 반주로 시작하는 놀라움을 보인다. 하드코어를 지향하는 닥코의 음악관을 무참히(?) 깨부시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예전의 닥코라 짐작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멜로디 라인이 차분하다.
서정적인 연주와 더불어 감성이 배어나는 랩퍼 ‘지루’의 나지막하고 담담한 랩과 그로울링 창법이 돋보이는 보컬 ‘문이경민’ 음색, 중독성 있는 반주 등은 변화된 닥코의 지난 10년의 세월을 가늠케 해준다.
이 곡은 지난 2000년 발매한 1집 앨범 ‘비정산조’에 수록돼 인기를 끈 ‘비가(悲歌)’의 계보를 잇는 발라드 트랙으로 제목에서 느껴지듯 흐르는 시간과 어쩔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꿈을 포기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고뇌와 슬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또한 마지막까지 타이틀 곡으로 고심했다던 ‘록 투 너 리듬’(Rock to the rhythm)은 다이내믹한 연주로 전형적인 80년대 록을 연상케해 여전히 이들이 하드코어 밴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닥코의 이번 앨범에는 다양한 시도가 엿보인다. 사랑과 이별, 현실과 꿈에 대한 고민, 희망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들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이 앨범에 담겨 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음악보다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 우리의 이야기를 더욱 깊게 담아내고 싶다”고 외쳐대는 닥코의 갈망이 국내 록 음악계를 다시 일으켜 세우길 기대해 본다.
DIP통신, swryu64@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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