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애니매이션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우리나라에 ‘Let it go(렛 잇 고)’ 열풍을 몰고온 ‘겨울 왕국’. 어린이들의 열광적인 지지가 있었지만 이 영화의 흥행 이면에는 어른들이 있었다. 어른들에게 행복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무거운 책임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

이러한 현상은 비단 영화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어른들 중에는 아이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레고를 조립하거나 한정판 피규어를 모으는 사람도 많다. 이런 이들을 가리켜 ‘키덜트(Kidult)’라 한다. ‘키드(kid·아이)’+‘어덜트(adult·어른)’의 합성어로 아이의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일컫는 말.

이러한 키덜트 문화의 확산으로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아트토이(Art Toy)’이다.

90년대 초반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에 둔 시점, 젊은 아티스트들은 고민에 빠졌다. 홍콩 공장에서 중국을 겨냥해 무분별하게 찍어내던 싸구려 애물단지 ‘플라스틱 곰 인형’을 어떻게 하면 특별한 장난감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들이 내린 결론은 ‘평범한 곰 인형을 특별한 곰 인형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

이렇게 아티스트의 개성과 디자인으로 재해석된 곰 인형은 당시 홍콩 사회 전반을 둘러싸고 있던 불안한 분위기를 대변했고, 이후 애물단지 곰 인형은 뛰어난 예술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를 계기로 시작된 아트토이는 단순히 장난감이 아닌 작가의 예술 세계를 표현해 주는 캔버스이자 플랫폼으로 수집이 가능한 독립적인 예술품으로의 변모를 보여주게 되었다.

가나아트센터 주관 국내 최초의 'Art Toy Culture 2014' 개최 공식 포스터 (가나아트센터 제공)

오는 5월, 국내에서 최초로 아트토이를 다룬 페어 ‘ART TOY CUTURE(아트 토이 컬쳐2014’가 개최된다. ATC 2014는 홍콩, 대만, 일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세계 아트토이 시장의 흐름을 읽고, 국내 아트토이 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ATC2014는 'THIS IS NOT a TOY'라는 주제로 개최되며 ‘Coolrain(쿨레인)’, ‘Sticky Monster Lab(스티키 몬스터 랩)’ 등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40여 팀과 ‘David Flores(데이빗 플로레스, 미국)’, ‘Mighty Jaxx(마이티 잭스, 싱가폴)’, ‘Devil Robots(데빌 로봇, 일본)’, ‘ason Siu(제이슨 시우, 홍콩)’를 포함한 해외 아티스트 40여 팀 참가할 예정이다.

‘Gana Art Gallery(가나아트 갤러리)’, ‘Spacecroft(스페이스 크로프트)’가 주최하는 ATC2014는 5월 1~5일까지 동대문디자인파크(DDP) 알림1에서 개최된다.

ATC2014 행사 관계자들은 “평범함과 특별함, 장난감과 수집품, 어른과 아이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아트토이가 키덜트와 매니아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문화의 축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ynpark@nspna.com, 박유니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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