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정섭 기자) = SK텔레콤(SKT)이 지난해 해외계열사에서 적자폭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SKT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SKT의 11개 해외 계열회사 중 7개 계열회사가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이 가장 크게 발생한 곳은 SKT 베트남 법인(SKT Vietnam PTE. Ltd.)으로 2012년에 800만원의 적자를 냈던 이곳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난해엔 약 28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익 악화로 자본 규모도 크게 줄고 있는 추세다. 2012년 304억 원에 달하던 자본규모가 당기순손실로 인해 지난헤엔 전년도 10분의 1 수준인 29억 원으로 대폭 줄어들며 자본 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난 2008년 SKT가 사업에 실패하고 힐리오를 버진모바일에 매각하면서 사실상 빈 껍데기만 남은 SKT아메리카 역시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지난해 6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해마다 이어온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케이먼군도를 통해 글로벌 펀드 투자업을 벌이는 YTK Investment와 Atlas Investment도 각각 217억, 8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SKT의 해외 사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국내에선 보조금 경쟁에 가담하면서 국내시장 점유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해외에선 '별 볼일 없다'는 평가를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밖에도 2008년 중국에서 GPS 사업을 벌이기 위해 인수한 심천 E-Eye 까오신(Shenzhen E-eye High Tech) 7억 원 적자, 일본에서 디지털 컨텐츠 관련 사업을 하는 SK Planet Japan 16억 원 적자 등 해외법인 전체에서 기록한 순이익은 29억 원에 불과한데 반해 순손실액은 684억 원에 달해 전년도(2012년) SKT 해외법인 손실액인 98억 원에 비해 적자폭이 대폭 늘어났다.

이런 손실이 단순히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우려스럽다. 2000년 중반부터 꾸준히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던 SK텔레콤은 3억7000만달러를 투자했던 힐리오를 버진모바일USA에 단돈 3900만 달러에 매각했고, ‘10년에는 미국 이동통신사 라이트스퀘어드(LightSquared)에 60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13년 5월 파산하는 수모를 겪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에서도 차이나유니콤, 베트남 S폰 모두 실패의 길을 걸으며 고배를 마셨다.

desk@nspna.com, 박정섭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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