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지인 기자) = 대형유통업체로부터 일부 상품을 공급받고 브랜드를 병행 사용하는 상품취급점의 평균 매출은 증가한 반면 소매점·중소 도매점의 매출은 급감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상품취급점의 대형 유통점의 간판 사용과 유니폼 착용으로 소비자에게 대형유통업체로 인식돼 소매점·중소 도매점 매출 감소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SSM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2011년 이후 상품취급점의 수가 급증해 현재 골목상권을 둘러싸고 진행 중인 상품취급점과 소매점, 중소 도매점간 치열한 경쟁은 유통 대기업의 경영전략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27일 중소기업연구원은 ‘상품취급점 실태조사 및 정책방안 연구’에 관한 자료를 발표했다.

홍웅선 연구위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상품취급점의 진출형태는 신규 입점이 50.8%, 기존 점포에서 전환한 경우가 45.8%, 기존 점포 인수 등 기타가 3.4%로 나타났다.

상품취급점이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공급받는 물품 비중은 납품액 기준 29.9%, 품목 수 기준 29.4%를 차지한다.

상품취급점 가운데 93.3%는 대형 유통업체의 브랜드를 사용(복수 응답)하고 있으며 간판은 92.1%, 발주시스템은 65.5%가 사용해 상품취급점으로 전환한 이후 월 평균 매출액은 8.8%, 월평균 고객 수는 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취급점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를 보면 소비자의 48.3%가 대형유통업체로 인식하며 간판 사용시에는 50.6%가 대형유통업체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소매점은 상품취급점 입점 이후 일평균 매출액이 23.3%, 일평균 고객 수는 2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취급점과 소매점간 거래관계를 보면 소매점의 64.3%는 상품취급점과 경쟁관계이며 35.7%는 물품공급관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10평 미만의 소규모 소매점에서는 물품공급 관계 비중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상품취급점과 비교한 소매점의 점포 경쟁력은 상품품질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2점 미만으로 나타나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소매점의 뚜렷한 대응전략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 도매점 역시 상품취급점 입점 이후 경영상황은 매우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평균 매출액은 16.0%, 납품 점포 수는 평균 1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상황이 어려워져도 점포 운영을 계속할 것이라는 응답은 90.7%에 이르지만 9.3%는 조만간 폐업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상품취급점의 입점에 대한 대응전략을 보면 ‘별도로 없음’이라는 응답이 39.0%로 가장 많았으며 제품 가격 조정이 26.0%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홍웅선 연구위원은 “정책 당국이 상품취급점에 대한 규제를 시도하는 것도 유통 대기업의 골목 상권 진출을 억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으로는 지분구조가 대형 유통업체와 무관하고 소매점간 경쟁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어 정책 개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정 비중의 물품을 공급받지만 지분구조에서 무관한 상품취급점이 대형 유통점의 간판 사용이나 유니폼을 착용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방식은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imleejiin@nspna.com, 이지인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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