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메가박스중앙)

(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영화 ‘르누아르’(배급 메가박스중앙)는 11살 소녀 ‘후키’가 1980년대 어느 여름방학 동안 어른들의 세계를 바라보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하야카와 치에 감독의 작품이다.

이 작품의 핵심은 아이의 시선이다. 영화는 어린 주인공을 통해 사회의 단면과 어른들의 균열을 비추는데, 감정을 과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정적이고 담담한 묘사로 장면을 쌓아간다. 이 시선은 마치 무심한 카메라처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인물과 상황을 따라간다.

(사진 = 메가박스중앙)

전반적인 구성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방식은 정돈돼 있고, 그 안에 담긴 비판적 시선 역시 과장되지 않아 관객이 스스로 감정을 따라가게 만든다. 후키가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과 불완전한 어른들의 세계를 겹쳐 놓은 연출도 작품의 중심을 잡아준다.

인상적인 지점은 일상의 풍경과 감정의 잔상을 다루는 방식이다. 큰 사건보다 작은 표정과 침묵, 시선의 움직임으로 서사를 전개하며 한 소녀가 바라본 불안과 균열을 드러낸다. 이 때문에 영화는 성장담이면서도 사회를 비추는 관찰극의 성격을 함께 띤다.

(사진 = 메가박스중앙)

다만 일부 장면은 한국 관객에게 다소 불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영화에 삽입된 일본의 2차 세계대전 관련 장면은 일본 사회의 피해의식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는 인상을 주고, 이는 작품 전체의 흐름 속에서 다소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르누아르’는 자극적인 사건보다 시선과 정서로 밀고 가는 영화에 가깝다. 조용하고 단정한 방식으로 아이의 눈을 빌려 사회와 어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4월 22일 개봉 예정.

NSP통신 이복현 기자(bhlee2016@nspna.com)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