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임성수 기자 =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채권시장을 강타한 지난 3월 외국인의 채권 보유잔고가 월간 기준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13일 발표한 ‘2026년 3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고는 340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350조 6000억원 대비 10조 2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이는 기존 월간 최대 감소폭이었던 2023년 1월 6조 6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감소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3월 내내 격화되며 달러 조달 비용을 반영하는 통화스왑(CRS)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점이 꼽힌다. 외국인이 내외금리차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재정거래 유인이 크게 줄어들자 비교적 만기가 짧은 은행채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중동발 리스크 확대로 달러 유동성 프리미엄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 채권 보유의 헤지 비용이 크게 증가했을 것”이라며 “단기 재정거래 성격이 강한 자금이 먼저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 채권 종류별 순매수 현황’ 표를 보면 3월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는 국채 9조 6270억원, 통안증권 1690억원을 기록했지만 기타채권에서 2조 4360억원의 순매도를 보이며 총 7조 361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이는 전월 12조 840억원 대비 4조 7230억원 감소한 규모다.
전 구간 금리 약세…2년물은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66bp 급등
국내 국고채 금리는 전월 대비 전 구간에서 큰 폭으로 상승(채권가격 하락)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고 이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도 동시에 강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정책금리에 민감한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의 매파적 성향이 부각되며 전월 대비 66bp 급등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월 중반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에 근접하는 등 글로벌 채권시장 약세가 국내시장에도 전이되며 약세 폭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다만 월말로 갈수록 시장 분위기는 일부 진정됐다. 4월 국고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3월 31일 하루에만 외국인이 4조 5000억원어치 국채를 매입한 것. 이는 최근 1년 월말일 평균 매수금액인 1조 5000억원의 3배 수준이다. 이 같은 선취매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 상승 압력은 일부 완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불안에도 채권 발행 급증…전월 대비 18.3조원↑
시장 불안 속에도 채권 발행 규모는 오히려 증가했다. ‘채권 종류별 발행 현황’ 표를 보면 3월 전체 채권 발행은 국채·회사채 발행 증가에 힘입어 전월 대비 18조 3000억원 증가한 98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잔액은 약 3072조원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가 금리 변동의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제 발행 여부는 시장 금리뿐 아니라 자금 수요와 발행 주체의 집행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는 전월 대비 3조 2000억원 늘어난 13조 8000억원을 기록했고 크레딧 스프레드는 AA-등급(3년물)은 61bp로 소폭 확대된 반면 동일물 BBB-등급은 641bp로 소폭 축소됐다.
ESG 채권 역시 전월 대비 2조 3000억원 증가하며 약 6조원이 발행됐다. 이 가운데 사회적채권이 한국주택금융공사 1조 8713억원, 기업은행 1조 6200억원 등을 중심으로 5조 1448억원이 발행되면서 구성 내 다수를 차지했다.
수요예측 참여율 123%p↑…장외 채권 거래량·개인 순매수 확대
3월 회사채 수요예측 금액은 금리 상승에 따른 관망세로 전년 동월 대비 8220억원 감소한 1조 818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요예측 참여율(수요예측 참여금액/수요예측금액)은 445.5%로 전년 동월 322.5% 대비 123.0%p 급등했다. 등급별로는 AA등급 이상이 512.3%로 가장 높았다.
미매각은 A등급 1건에 그쳐 미매각율 0.3%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장외 채권 거래량 역시 크게 증가했다. 3월 장외 채권 거래량은 전월 대비 140조 3000억원 증가한 567조 5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일평균 거래량은 27조 1000억원으로 1조 9000억원 늘었다.
개인 채권 순매수도 3조 913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 4580억원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국채 1조 6320억원, 회사채 8398억원, 특수채 5391억원 순이었다.
한편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인하 기대 소멸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한 2.82%를 기록했다.
NSP통신 임성수 기자(forest@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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