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충격으로 물가와 성장의 상충이 심화된 가운데 정책 대응보다 불확실성 점검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10일 한국은행은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며 “중동사태로 물가 상방압력과 성장 하방압력이 동시에 확대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

이창용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결정은 단순한 정책 유보가 아니라 중동전쟁의 전개와 파급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현재는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충격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충격이 일시적인지, 물가로 확산되는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는데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몇 주는 금리 인상·인하 논의보다 중동 사태 전개가 경제 변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10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한은 “성장 둔화 불가피…2% 하회 가능성”

국내 경제는 기존보다 둔화될 전망이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등으로 경기 개선 흐름은 유지되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 영향으로 연간 성장률이 기존 전망(2.0%)을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중동사태 이후 경제심리 위축, 일부 업종 생산 차질 등이 나타나며 하방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물가는 다시 상승 흐름이다. 한은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 기대인플레이션은 2.7%로 나타났다.

석유류 가격 급등이 주요 원인이다.

앞으로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상방 압력이 확대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2%대 중후반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 총재는 “올해 물가가 기존 전망(2.2%)을 상당폭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환율은 1500원대까지 상승헀다가 임시 휴전 이후 일부 하락했으며 국고채 금리는 급등 후 변동성이 확대됐고 주가는 하락 후 반등했다.

이는 중동전쟁에 따른 달러 강세, 외국인 자금 유출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총재는 “최근 환율은 중동 리스크와 외국인 주식 매도가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현재로선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에너지 인프라 파괴 등 최악 시나리오에서는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금리 방향은 사실상 중동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한은은 중동전쟁 전개, 국제유가, 환율, 기대인플레이션 등을 핵심 변수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최근 몇 주는 금리보다 중동 뉴스가 경제를 좌우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오는 20일 퇴임식을 맞는 이 총재는 차기 총재로 지명된 신현송 교수의 외화자산에 대한 지적에 “해외 인재를 모셔오는데 해외자산 있다고 해서 비판하는 것은 너무 과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신현송 교수가 가진 애국심이 그 자산보다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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