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 = 효성 제공)

(서울=NSP통신) 최아랑 기자 = 효성중공업이 호주 시장에서 1425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EPC 계약을 따내며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수주는 효성이 호주 시장에 ESS를 공급하는 첫 사례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추진되는 현지 전력 인프라 투자 흐름과 맞물려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에게 들어보니 “전력망은 산업 특성상 레퍼런스가 핵심인데, 특히 호주는 국제 규격(IEC) 외에도 현지 전력청의 기술 규격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시장”이라며 "이번 수주는 효성이 그간 쌓아온 공급 이력이 ESS로 연결된 결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효성중공업(298040)은 이번 계약 배경을 그동안 호주 전력망 시장에서 장기간 초고압 변압기 공급 실적을 바탕으로 호주 현지 전력망 시장과의 신뢰를 쌓은데다 재무 건전성과 현장 대응력에 대해서도 인정을 받아 주요 공급사로 자리매김한게 주효했던 것으로 꼽았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시장 1위이자 블룸버그NEF(BNEF) 선정 ‘글로벌 Tier 1’ 업체로서 ESS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호주 초고압 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라는 레퍼런스가 이번 ESS 신규 포트폴리오 수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력기기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호주 시장은 제한된 공급사 위주로 운영되는 구조적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호주 초고압 변압기 시장은 공급사가 3-4곳 정도로 제한된 구조”라며 “시장 자체가 굉장히 크진 않기 때문에 전력청에서 여러 회사를 관리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조립 현장(왼쪽)과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오른쪽) (사진 =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제공)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은 각자의 전략 지역을 바탕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효성이 글로벌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동종업계 기업들도 북미와 중동의 대규모 인프라 수요에 집중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미국, 유럽, 중동뿐만 아니라 아세안 등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K-전력 확산을 위한 글로벌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특정 지역을 넘어선 전방위적인 시장 공략 상황을 강조했다. 실제로 LS일렉트릭은 영국 등 유럽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서도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도 “몇 년 전까지는 당사도 호주 전력시장에서 약 20%대 점유율을 유지했었으나 최근에는 (시장성이 더 큰) 북미 등 주력 시장 집중으로 호주 내 점유율은 낮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력기기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전력 시장의 슈퍼사이클 속에서 기업들이 북미라는 확실한 캐시카우를 확보함과 동시에, 각자 유리한 지역으로 공급처를 넓히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효성의 이번 ESS 수주 역시 K-전력업계가 글로벌 시장을 분점하며 영향력을 높여가는 흐름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효성중공업이 기존의 시장 입지를 바탕으로 호주 내 ESS 시장 진출의 물꼬를 튼 만큼 향후 호주 정부의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따른 추가적인 수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효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호주 내에서 변압기를 넘어선 ‘에너지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안착해 나갈 계획이다.

NSP통신 최아랑 기자(arang246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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