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동국제강 위기 대응 전략표 (표 = 최아랑 기자)

(서울=NSP통신) 최아랑 기자 =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와 저가 수입재 유입으로 철강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대 민간 철강사인 현대제철(004020)과 동국제강(460860)이 각자의 위치에서 입체적인 방어막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기초 소재인 열연 시장의 질서 회복과 비효율 설비 정리에 집중한다면 동국제강그룹은 컬러강판 시장 사수와 스페셜티 포트폴리오 강화로 산업 생태계 수호에 나섰다.

◆현대제철의 열연 수호, “기초 소재 가격 정상화가 우선”

지난달 현대제철이 주도한 열연제품 덤핑 조사가 무역위원회의 최종 의결로 결실을 맺었다. 일본·중국산 열연에 대해 최대 33.43%의 관세를 건의하고 주요 수출사와 '가격약속'을 이끌어낸 이번 조치는 공급자 입장에서 무너진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선택이다. 현대제철은 모든 판재류의 뿌리인 열연 시장의 가격을 정상화함으로써 국내 철강 생태계의 실질적인 수익성 회복을 꾀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정밀 타격, “열연 수급 안정과 제품 경쟁력 사수”

반면 원재료인 열연강판을 외부에서 수급해 가공하는 동국제강그룹은 소재 시장의 안정적 운영을 고려하면서도 최종재 시장 방어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동국씨엠은 중국산 열연이 완제품 형태인 컬러강판으로 둔갑해 유입되는 것을 경계해 지난해 2월 반덤핑 제소를 단행했다. 이는 원재료 수급의 유연성은 유지하되 저가 불량재로부터 브랜드 가치와 주거 안전을 지키겠다는 정밀한 시장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뼈 깎는 ‘슬림화’와 ‘고도화’…불황 뚫는 양사의 승부수

위기를 돌파하는 방식에는 양사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1월 인천공장 철근 설비의 절반(연 8-90만 톤)을 폐쇄하는 생산라인 재편을 통해 공급 과잉 상태인 봉형강 시장의 고정비 부담을 차단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설비를 유지할수록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동국제강 역시 지난해 7월부터 한 달간 압연·제강 공장 가동을 멈추며 수익성 방어에 주력한 바 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스페셜티 구축에도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 현대제철은 3세대 강판과 해상풍력용 극후물재를, 동국제강그룹은 솔라셀 컬러강판과 데이터센터 전용 형강 등 특화 자재 분야를 강화하며 수입재가 넘볼 수 없는 독자적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업의 체질 개선’과 ‘공정 시장 조성’을 통한 입체적 시너지 효과

현대제철은 관세 부과와 함께 '가격약속'을 이끌어내 통상 갈등을 최소화하고 수급 안정을 도모했다. 가격약속이란 수출자가 자발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덤핑을 중단하는 구제 수단으로 시장의 급격한 충격을 방지하면서도 실질적인 피해 구제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구제정책과 관계자는 “최근 철강재 수입이 증가해 국내 산업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며 “가격약속과 같은 유연한 무역구제 수단을 활용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국내 시장 질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행보를 비교하면 두 기업 모두 수요 침체와 저가 수입재 유입이라는 파고 속에서 각자의 사업 모델에 알맞는 생존 방식을 풀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제철은 판재류의 뿌리인 열연 시장에 가격약속이라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기초 체력을 보강하고 있고 동국제강은 도금·컬러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수입재가 넘볼 수 없는 스페셜티 방어선을 구축 중이다.

NSP통신 최아랑 기자(arang246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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