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환율의 지속으로 고물가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2일 이 총재는 “올해 통상환경과 주요국의 재정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위험 요인들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높은 환율 수준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대미 투자협정 관련 구체적인 투자 대상과 방식에 대해 여전히 조율이 필요하다”며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자금이 원화 약세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00억 달러는 최대치를 의미하며 양국 간 MOU에 명시된 바와 같이 실제 투자 규모는 외환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매년 기계적으로 200억 달러가 대미 투자 자금으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며 이 과정에서 한은은 정부와 함께 외환시장 안정을 훼손하는 어떠한 결정에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내 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초중반까지 올라갔으나 일시적 요인이 완화되면 올해 연간으로는 수요 압력이 높지 않은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지난해와 같은 2.1%를 기록하며 주요국보다는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높은 환율 수준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검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IT부문을 제외할 경우 성장률은 1.4%에 그치고 부문 간 회복 격차가 커 체감 경기와는 괴리가 클 것”이라며 “이러한 ‘K자형 회복’은 결고 지속가능하고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신산업 육성을 통해 기반을 다변화하는 등 구조전환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특정 부문에 편중된 성장·회복 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 환헤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외환시장에서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국민연금 해외투자가 국민경제 전체에 주는 영향을 연금의 장기수익률 보호와 함께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주자의 지속적인 해외투자 확대가 거시적으로 우리 경제 성장과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며 “거시적 영향을 부처간 조율할 수 있는 범정부적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현 상태가 지속한다면 외환시장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조차 국민연금은 달러를 정해진 계획에 따라 기계적으로 매입하고 외환당국은 환율을 관리하기 위해 달러를 매도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최근 보건복지부가 전략적 환헤지의 탄력적 대응을 위한 기획단을 꾸렸고 정부 관련 부처, 국민연금, 한은이 협력해 국민연금 해외투자의 뉴 프레임워크 구축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것은 큰 진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