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두 KB증권 경영기획그룹장 부사장 (사진 = KB증권)

(서울=NSP통신) 임성수 기자 = KB증권에 지난 3년간의 기업금융(IB) 실적 부진을 끝으로 IB 부문 수장 교체가 예고됐다.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KB증권 IB부문 새 대표이사 후보로 강진두 KB증권 경영기획그룹장 부사장을 추천했다. 업계는 증권가에 초대형 IB 흐름이 빠르게 부는 만큼 증권사 IB 역량 강화가 이뤄지지 못하면 향후 실적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에게 들어보니 “올해 하반기 금융위원회를 통한 종합투자계좌(IMA) 및 발행어음 인가가 실시되는 만큼 증권사의 IB 역량은 회사의 성장세를 좌우하는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IB 역량을 꾸준히 갖춰온 증권사와 그렇지 못한 증권사는 인가 후 운용 역량에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KB증권의 IB부문을 이끌어온 김성현 대표는 지난 2019년 취임 후 약 6년간 대표직을 수행했다. 임기 초반 실적은 분명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IB부문 순손익은 각각 1725억원, 2297억원, 3092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2022년 이후다. IB부문 순손익은 2022년 2051억원으로 꺽인 뒤 2023년에는 법인세비용 차감 전 기준 33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2234억원으로 반등했으나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이 1057억원에 그쳐 회복 탄력이 급격히 둔화했다.

대추위는 업계의 초대형 IB 체제에 걸맞은 재편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강진두 부사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강 부사장이 기업금융·인수금융·글로벌 등 다양한 IB 영역을 두루 경험했으며 영업과 경영관리를 모두 거친 전방위적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 부사장은 현대증권 시절 구조화금융(SF) 실장을 지낸 뒤 KB증권에서 기업금융을 담당해 온 정통 IB 인사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IB2총괄본부장을 역임했고 이후 경영지원부문장과 경영기획그룹장을 맡으며 조직 전반을 조율해 왔다. IB 실무와 관리 경험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얼굴 교체 이상의 역할이 요구될 전망이다.

반면 이홍구 KB증권 WM부문 대표 체제는 내년에도 유지될 예정이다. 대추위는 이 대표를 재추천하며 고객 가치 중심 영업과 초개인화 기반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그가 WM 자산규모 확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대표 취임 해인 2024년 KB증권은 WM부문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으로 270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11% 상승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3578억원으로 전년 전체 실적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권업계에는 금융위원회의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인가가 잇달아 발표되며 초대형 IB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IMA 인가를 확보했고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에 돌입했다. 대형사들이 한발씩 앞서가고 후발주자의 추격이 이뤄지는 가운데 KB증권의 내년 IB 체질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NSP통신 임성수 기자(forest@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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