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정섭 기자) = 녹십자가 16일 일동제약 지분 12.57%를 취득했다고 공시한 것과 관련해, 지분 취득을 위한 이사회 결의는 이보다 한 참 전인 10일 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결의 후 ‘지분 취득 예정공시’도 하지 않았다. 이사회 결의이후 공시일인 16일까지 일동제약의 주가는 9% 가량 급했으며 17일엔 거래없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증권거래소 공시팀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녹십자측의 일동제약 지분 취득 이사회 결의일은 10일 이었다”며 “다만 이날 공시를 하지 않은 이유는 녹십자의 일동제약 지분 취득 규모(380억원)가 자기자본의 5% 미만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6일 주식대량보고를 위한 공시를 한 것이다.

그러나 공시팀 관계자는 “통상적으론 대부분 타법인의 지분 취득규모가 자기자본의 5% 미만일지라도 공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녹십자의 경우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장일각에선 ‘의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게 아니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사회 결의일인 10일엔 6.8%나 상승했고, 13일엔 2.28%, 14일엔 4.02%가 상승했다. 15일 하루만 0.43% 약보합의 마감했으며 공시일인 16일엔 거래량이 전일보다 두배가량 늘면서 2.59%가 상승했다. 공시가 16일 장 마감후 나왔으며 17일엔 거래가 거의 없이 장 개장부터 상한가로 시작, 상한가로 마감했다.

공시 내용이 미리 새어나갔을 개연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며, 이를 이용해 누군가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녹십자가 이사회 결의당시 공시해야할 지분취득 규모인 자기자본 5%는 400억원이다. 취득규모가 20억원이 모자란 것으로 이사회결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공시하지 않기 위해 그런 것 아니었나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녹십자가의 주가는 이사회 결의일부터 공시당일까지 9%가량 올랐다. 평소보다 거래량도 늘었다. 누군가 이같은 상황을 미리 알고 매집을 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대해 녹십자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일동제약의 지분 취득은 협력을 극대화하고 양사간의 시너지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거래소 시장 감시팀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뭐라 단언할 순 없다”며 “다만 상황을 지켜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말해 이번 녹십자의 일동제약 인수건에 대해 조사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녹십자는 이번 일동제약의 지분 취득으로 2대주주의 자리를 굳혔으며 향후 추가 지분 취득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3보)

desk@nspna.com, 박정섭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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