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한국예타결제원 사장.

(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신년사 “새해를 맞으며”

예탁결제원 임직원 여러분!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소망하시는 일 모두 성취하시고,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원은 지난 한 해, 어려운 자본시장 여건 하에서도 고객과 국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해 왔습니다.

최초의 전자증권인 전자단기사채제도가 성공적으로 도입되어 안정적으로 정착됐으며, 증권정보포털 SEIBro를 구축해 우리원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보를 이용자는 물론 국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등 그야말로 쉴 틈 없이 달려온 1년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선진화와 고객과의 가치 공유를 위해 노력과 희생을 아끼지 않은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예탁결제원 가족 여러분!

저는 이제 막 KSDian으로 한 달여를 보냈습니다.

취임 이후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취임 이전에 막연히 생각했던 것 보다 우리원이 처해있는 위기가 더 크고, 더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먼저, 고객과 국민에 대한 신뢰의 위기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인정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겠지만 우리원은 지난 연말 정부로부터 “방만경영 중점관리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동안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고객과 국민에 대한 신뢰를 쌓아왔습니다만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기는 쉽다”라는 말처럼 그간 노력해온 경영개선 노력이 국민의 눈높이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 앞에 서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비즈니스의 위기입니다.

최근 증시 침체에 따른 거래대금 급감으로 금년도 우리원 영업이익율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10%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수익구조 악화가 장기화 될 경우 2015년 이후에는 영업적자를 우려해야할 정도로 우리원의 경영수지는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세번째, KSDian의 위기입니다.

올해로 예정돼 있는 본사 지방이전은 우리원 임직원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변화이자 큰 위기가 될 것입니다.

한 가정이 이사를 하는 경우에도 준비와 실행․정착에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데,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원의 본사 이전은 KSDian에게 커다란 도전과제이자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칭찬과 격려, 배려와 관심보다는 비난과 냉소, 그리고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안에서 발현된다면 우리원의 조직문화는 크게 훼손되고 말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저는 앞서 말씀드린 세 가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열쇠를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경영혁신’에서 찾고자 합니다.

지난주 전 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제가 직접 임직원 여러분께 말씀드린 바와 같이 선진국 수준으로 예탁결제제도의 업그레이드, 우리의 수익기반을 확충시킬 신성장동력 발굴, 예탁결제서비스의 글로벌화, 그리고 뼈를 깍는 경영혁신을 통하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세계 일류 CSD로 도약하자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2014년도 경영목표를 ‘세계 일류 CSD 도약 발판 마련’으로 정하고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먼저, 국제 수준의 예탁결제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우리원의 발행․예탁․청산결제제도를 글로벌 규범에 맞게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전자단기사채 인프라를 확충하여 단기금융시장의 핵심인프라로 자리매김시키고, 증권거래의 실명제에 해당하는 전자증권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자 합니다.

또한, 장외 증권거래 청산업 인가를 기관결제부문에서 대차․Repo부문까지 추가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아울러, 예탁결제서비스를 지원하는 IT서비스의 품질과 보안수준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 우리원 고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한 IT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두 번째 과제인 우리원의 새로운 성장동력과 관련해서는 우선 퇴직연금시장의 선점을 위해 가칭 Pension Clear를 구축하여 호주 자본시장의 SuperStream에 필적하는 퇴직연금시장의 집중인프라로 육성하겠습니다.

또한, 현재 정부 정책과제로 추진 중인 금 보관결제 인프라, 크라우드펀딩 인프라 외에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사업 영역을 적극 개척해 나가겠습니다. 펀드넷 인프라를 통한 사모펀드 지원 서비스, 벤처기업에 대한 증권 발행과 예탁 수용, 국채의 활용도를 높여줄 글로벌 담보관리플랫폼, 전자투표시스템 업그레이드와 이용 활성화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마지막 과제로 우리 회사 사업의 해외진출 측면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개도국 증권시장에 대한 인프라 구축 지원사업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우리가 앞서 말씀드린 신성장 산업과 해외사업에 힘써나간다면, 우리 회사의 사업구조는 궁극적으로 거래소 부문보다는 비거래소 부문이, 전통적 비즈니스보다는 부가가치 비즈니스가, 국내 독점 비즈니스보다는 외국 인프라 기관 등과의 경쟁 비즈니스가 중심이 되어 성장하는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축될 것입니다.

KSD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우리 회사의 수익과 사업구조를 해외사업에 집중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있는 예탁결제서비스의 국제 정합성을 높임과 동시에 국내와 해외를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신성장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자는 의미입니다.

그 추진 방법에 있어서도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해 제 임기 3년 중 완수해야 할 사항과 우리원의 장기 발전을 위하여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구분하여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접근해 갈 것입니다.

다음으로, 고객과의 공유가치를 창조해 나가야 합니다.

고객과의 공유가치 창조(CSV : Creating Shared Value)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고객으로부터의 신뢰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뢰라는 기초가 없이 쌓아올린 고객과의 관계는 사상누각일 뿐입니다.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해 엄격하게 예산집행지침을 마련함은 물론, 사회공헌․홍보 등 우리가 하는 모든 대 고객 활동이 우리원의 가치창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정비해 나가겠습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더욱 튼튼히 하고,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자본시장이 선진 자본시장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신발끈을 다시 묶어야 할 때입니다.

끝으로, 성공적인 본사 부산이전과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지고 조직 전 부문에 걸쳐 효율적이면서 안정적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부산 사옥의 업무기반시설 구축, 임직원 생활환경 조성, 스마트오피스 시스템 등 하드웨어적인 준비도 중요하겠지만 우리원의 소프트웨어도 부산 본사시대에 맞게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부산 본사시대에도 우리원의 핵심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중심으로 조직체계를 개편하겠습니다. 아울러 건강한 조직문화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와 함께 성과 중심의 일하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평가와 보상 등 성과관리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하여 직원 간에 관심과 칭찬․배려를 바탕으로 “그래 한번 해보자”라는 일하는 분위기로 조직문화가 바뀌어가기를 희망합니다.

사랑하는 예탁결제원 임직원 여러분!

추운 겨울에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다른 계절보다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보온장비 뿐만 아니라 아이젠․비상식량․코스에 대한 철저한 숙지 등 충분히 준비한 사람만이 겨울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원이 겨울산을 올라가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뢰의 위기․비즈니스의 위기․KSDian의 위기라는 겨울산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예탁결제서비스의 품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제고하고 뼈를 깍는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등 빈틈없이 등반을 준비함으로써 우리 앞에 닥친 험준한 겨울산을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넘을 수 있게 된다면 우리원은 분명 세계 일류의 CSD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KSD 가족들 간의 Team spirit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넘어지면 손을 잡아주고, 지치면 격려해주는 KSD만의 일체된 정신이 우리원의 도약에 그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저 또한, 우리원에는 조선 궁궐의 금고지기와 같이 남들에게 드러나지 않더라도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다수의 직원이 있다는 사실과 이들이 우리원 도약의 주인공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새해에는 이웃․친지간에 서로 덕담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어 왔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것은 “네가 이번에는 장원급제가 되었다는구나!”, “올해는 득남하신다지요?”와 같이 듣는 이의 소원이 이미 성취된 것 같은 어법으로 새해 덕담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미루어 짐작하건데, 이는 사람의 말(言)에는 영적인 힘이 있어서 말한 대로 실제로 되리라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비록 우리를 둘러싼 여건이 녹록치 않지만 이러한 때일수록 새해를 맞아 여유를 가지고 주위의 동료들에게 서로 힘이 되는 덕담 한마디씩 주고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비단 새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부정적인 이야기’보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안 된다는 말’보다는 ‘할 수 있다는 말’을 더 자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그간 여러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2014년 갑오년 한해는 여러분 모두에게 청마(靑馬)처럼 진취적이고 활기찬 기운이 넘치는 한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4년 1월 2일

사장 유재훈

aegookja@nspna.com, 도남선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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