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정현우 기자 = 아파트 단지 이름을 바꾸는 ‘개명’ 바람이 불고 있다. 원인에 대해 아파트 입주민과 건설업계는 ‘아파트값’ 하락을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개명으로 낮은 브랜드 가치를 버리고 집값도 올리고 임대주택 등의 이미지도 버리겠다는 것.
이와 관련해 아파트 브랜드의 부정적, 긍정적 이미지를 결정하는 요인을 들어보니 임대주택 이미지가 부정적 요소로 작용했고 최신 브랜드와 지역 특성이 긍정적 요소로 고려됐다.
업계 관계자는 “거주자들은 아파트 브랜드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는 단지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실제 주민들이 직접 아파트 브랜드 변경에 나선 사례는 종종 나온다. 지난 10월에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호수공원 인근의 ‘더레이크시티부영3단지’가 주민 80% 이상의 동의를 얻어 ‘동탄더레이크팰리스’로 이름을 변경한 사례가 있다. 또 2015년에는 위례신도시 분양 계약자들이 단지에 부영 이름과 로고를 넣는 것을 거부하며 집회를 연 사례도 있다.
부영 관계자는 “입주자 분들의 판단이시기에 따로 관여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단지들의 추가적인 명칭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사고가 난 후 입주민들은 기존 계획됐던 LH 브랜드 ‘안단테’에서 GS건설 브랜드인 ‘자이’로 아파트명 변경을 요청했다. 당시 아파트의 시공사는 GS건설, 시행사는 LH였다.
2021년에도 LH건설의 ‘안단테’는 ‘금호건설의 ’어울림‘으로 고쳐졌다. 경기 평택 고덕의 A-54블록 공공분양주택 입주 예정자들이 아파트명 변경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아파트 브랜드 입주민들이 직접 결정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측면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는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진다”며 “직접적으로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차별의 대상이 되기에 입주민들이 기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건설사에서도 브랜드명을 변경하기도 한다. 고양시 덕양구 동산동에 위치한 ‘삼송호반베르디움22단지’는 호반건설의 과거 브랜드인 ‘베르디움’ 대신 ‘써밋’을 넣어 이름을 바꾸려는 계획 중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같은 평수, 비슷한 위치라도 집값이 1억씩 차이가 난다”며 “부동산에 방문한 분들께도 가성비를 생각할 것인지, 브랜드를 택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 브랜드에 들어가는 지역명도 이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서울 성동구에서는 각각 2023년과 2024년에 ‘마장동금호어울림’을 ‘왕십리금호어울림’으로 마장삼성을 왕십리삼성으로 변경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집값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아파트 브랜드나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성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NSP통신 정현우 기자(jhw3407@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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