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재집권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자국중심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드라이브에 수출 부진이 예상되자 한은은 이날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28일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한은 기준금리를 현재의 3.25% 수준에서 3.0%로 하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상승률의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압력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이른바 ‘트럼프 쇼크’의 영향이 컸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수출 증가세는 주력 업종에서의 경쟁 심화,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지난 7일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경기는 업사이클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반도체는 품목별로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범용반도체의 경우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수출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라 미국의 경제정책, 특히 통상쪽에 큰 변화가 예쌍된다”며 “그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중국에 대한 압박, 보호무역주의로 강화되는 것 등이 우리의 수출 여건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 및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4%에서 2.2%,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통상환경 변화 및 IT수출 흐름, 내수 회복 속도 등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인하가 물가와 성장,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