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물류학 박사) (사진 = NSP통신)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구교훈 한국국제물류협회 회장(물류학 박사)이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향해 미국의 트럼프 정부 2기 출범과 전 세계 보호무역 강화 추세에 경기 국제공항 건설은 불요불급(不要不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NSP통신은 구 회장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경기 국제공항 건설이 현재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불요불급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경기도의 경기 국제공항 건설이 불요불급(不要不急) 이유는

수원 군 공항 이전 및 경기 남부 통합 국제공항 건설 특별법(이하 수원 군 공항 화성 이전 특별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돼 폐기됐다.

당시 적극 반대 입장을 보인 화성시를 지역구로 하는 송옥주 국회의원은 ‘수원 군 공항 화성 이전 특별법은 화성호와 화성 습지 등 생태계를 훼손하고 탄소 중립과 기후 위기를 역행하는 악법이다’고 비판했다.

역시 같은 반대입장인 화성시 시민단체도 소중한 화성 개펄의 보존 등 생태계의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내놨다.

하지만 이번 제22대 국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수원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과 시의원 그리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수원 군 공항 화성 이전 특별법’을 계속 밀어붙이면서 이에 반대하는 화성시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논의를 무시한 채 중립적이어야 할 경기도가 나서서 최근 경기 국제공항 후보지로 화성시 등 세 곳을 발표했다.

뉴스에 의하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올해 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을 위한 4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여객 처리능력이 1억 명을 넘어서면서 세계 3위 공항으로 도약한다. 4단계 사업은 총 4조 8000억 원을 투입해 제2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 활주로를 신설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 처리능력은 7700만 명에서 1억600만 명으로 늘어난다.

이는 국제선 기준 홍콩 국제공항(1억2000만 명), 두바이 국제공항(1억1500만 명)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이는 세계 3위의 여객 수송 공항으로 올라서는 것뿐만 아니라 이미 기존 제1 터미널의 화물처리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항공화물의 수출 선적을 무리 없이 처리해오고 있지만 향후 항공화물 물동량의 증가에도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처리능력과 수송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수도권과 바로 인접한 청주국제공항이 국제선은 신규 노선이 속속 취항하면서 여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인프라 확충은 향후 충청권에 소재한 아산, 탕정, 천안, 청주 등 반도체 전자 전기 등 고부가가치 첨단제품의 항공운송에 매우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인천공항과 더불어 국제 여객과 국제화물의 처리 및 수송 능력이 한층 여력이 충분하고 경쟁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수원시는 무슨 이유인지 지난 십여 년간 경기 국제공항 건설 주장에 매몰돼 있다.

영국 국영방송인 BBC가 지난 2019년 6월 유럽환경청(EEA)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승객 한 명이 열차로 1km를 이동하면 14g의 이산화탄소가 나오지만 비행기는 1km당 285g로 항공기가 철도보다 20배가 넘는 탄소를 배출한다. 열차에는 150명이 타고 비행기에는 88명이 타고 있다는 가정하에 나온 계산이다.

항공은 전체 운송 탄소배출의 13%로 도로에 이어서 두 번째로 탄소배출이 많은 수단이며 해운은 3%에 불과 하지만 국제적인 환경규제가 매우 심하다.

해외 사례를 보면 포르투갈의 뉴 리스본 공항이 소음이 조류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항 건설이 백지화됐으며,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 람사르협약, 생물다양성협약, 파리기후협약,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개펄에 대한 국가의 책무 등 많은 부분들이 공항 건설로 무시되고 파괴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 안 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0년 10월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하는 탄소량을 같게 해 탄소 순 배출이 ‘0’이 되게 하는 탄소 중립(Net-Zero) 목표를 설정하고 국제사회 노력에 동행하는 ’2050 탄소 중립‘ 선언과 비전을 선포해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

그런데 기후 도지사를 자청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유독 경기 국제공항 건설만큼은 기후관점으로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김동연 지사가 2030 경기도 온실가스 배출량 40% 감축, 임기 내 16.2% 감축을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경기 국제공항 건설계획은 당연히 철회하는 게 맞다.

기후 위기 대응 앞장서겠다며 환경 관련 캠페인을 추진 중인 경기도지사가 기후변화의 주범 중 특히 항공기가 이착륙 시 엄청나게 내뿜는 탄소와 유해 물질의 배출 문제로 전 세계적으로 공항 증설 계획이 중단되고 항공기 운항에 규제가 생기는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경기 국제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기후 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일이다.

전 세계 공항과 항만, 철도,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의 개발 정책을 보면 심심치 않게 천문학적인 국가재정을 투입해 건설한 시설들이 수요부족과 경제위기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활용도가 매우 떨어지거나 운영적자에 허덕이는 사례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공항철도와 지자체에서 건설 운영하는 경전철 등 수많은 사회기반시설이 수요부족과 심각한 운영적자로 국가재정과 지방재정의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웃 나라 일본은 5개 항만을 슈퍼항만으로 개발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했지만 결국 모두 실패했으며 일본은 고베 대지진 이후 컨테이너 항만에 있어서 아시아의 변방에 불과할 정도로 초라한 나라로 전락했다.

국내 공항도 항만처럼 과잉 개발 문제를 겪고 있다. 국제 화물 공항은 한국의 국토 면적과 경제 규모와 향후 국제 항공화물 물동량 추세를 고려할 때 인천공항과 김해국제공항, 청주국제공항 등 3개 정도로도 처리능력이 충분하다.

그리고 현재 국내에 15개의 공항이 있는데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제주공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적자운영에다가 유명무실한 상태다. 그런데도 현재 여러 개 공항이 건설 추진 중이거나 계획이다. 현재 가덕도 신공항이나 새만금 신공항의 경우에도 바다를 메워 공항을 건설해야 하는 난공사이고 생태환경의 훼손이 불 보듯 뻔한데도 정부와 지자체에서 밀어붙이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이 경제성이 없다는 사실은 이전 정권에서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박근혜 정권은 공항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에 그 검토를 맡겼고 그 결과 가덕도 신공항은 경제성과 환경성, 접근성 등 7개 분야 중 6개 분야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2021년 2월 국토교통부는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에게 제출한 ‘가덕도 신공항 보고서’에서 ‘안정성·시공성·운영성·환경성·경제성·접근성·항공 수요’ 등 7가지 측면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7대 불가론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은 자연재해, 조류와의 충돌 우려, 부등침하 우려 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진의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1월 8일 경기도는 ‘경기 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비전 및 추진방안 수립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기상 소음 접근성 확장성 등과 권역별 균형,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3개 지역인 화성시 화성호 간척지(화옹지구)와 평택시 서탄면, 이천시 모가면을 복수 후보지로 선정했다.

공항 3개 후보지 모두 비용대 비편익(B/C) 지수가 1.0 이상으로 경제성이 확보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국제공항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잠재 여객 수요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항공화물 증가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결론이다. 항공 수요 분석 결과 2035년 공항 개항 기준으로 30년 후인 2065년에 여객 1755만명, 화물 35만 톤 이상으로 충분한 수요가 예측됐다.

그러나 용역보고서의 여객과 화물의 수요예측치는 ICAO(국제민간항공기구)나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등에서 발표한 전 세계 여객과 화물의 수요에 대한 평균 수치이므로 한국의 경제성장률, 국내 경제 여건, 트럼프 2.0의 미중 디커플링과 보호무역에 의한 관세 무역전쟁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은 무시한 채, 전 세계 항공 수요 증가률 전망치를 그대로 한국에 적용해 용역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오류를 범하기 쉬운 것이다.

반도체·전자 제품 수출을 위한 경기 국제공항의 건설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경기 국제공항 건설 후보지가 만일 화성으로 될 경우 인천공항까지의 거리는 불과 1시간이므로 현재 인천공항의 항공 화물처리 및 수송 능력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약 0.05%에 불과한 반도체 등 첨단제품 수출을 위해 여객의 수요를 용역보고서를 통해 만들고 화물을 끌여 들여 마치 경기도 내에 국제공항이 반드시 추가로 건설돼야 한다는 식의 건설 논리를 주장하고 이러한 국책사업을 도지사가 나서서 밀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항공화물의 수송과 처리능력을 산정하고 예측할 때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여객의 수요와 달리 물류 수송수요는 화물의 가액이 아닌 중량과 부피에 따라 운임이 결정되며 따라서 반도체나 스마트폰 등 고부가가치 화물의 가액이 가구의 100배 더 높다고 하더라도 항공 물류 측면에서는 물동량 기준이므로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99.7%는 선박을 이용한 해상운송이고 항공운송은 불과 0.2%에 불과하다. 더욱이 수출입 총 물동량의 약 0.05%를 차지하는 반도체 등 전자·전기제품 첨단화물만을 위해 경기 국제공항 건설할 당위성은 최소한 물류 측면에서는 설득력이 없는 주장인 것이다.

수원시에서 발주한 용역보고서와 이번 경기도가 발주한 보고서의 경우 공항의 화물 수송에 대한 수요가 막연하게 증가한다는 식의 예측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항공 수요의 세밀하고 명확한 사전타당성 조사와 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 펜데믹, 러-우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홍해 후티 반군 사태 등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나 지연 등으로 인하여 수출입 무역의 해상·항공 운송의 물동량과 운임의 변동성이 매우 극심한 상황이다. 더욱이 미국은 그간 중국, 한국, 대만, 베트남 등 소위 제조 수출 강국으로부터 소비재를 수입하던 것을 앞으로는 미국 내 공장을 건설해 자체 생산하려는 온 쇼오링(on-shoring: 미국내 제조)과 리쇼어링(reshoring: 생산시설 회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트럼프 2.0 정부에서는 관세전쟁과 보호무역을 무기로 전 세계 무역 질서를 흔들 수 있고 이는 미국의 무역적자 순위 8위인 한국에게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미국행 항공화물이 많은 우리로서는 향후 미국의 리쇼어링, 온쇼어링 정책으로 미국내 제조공장에서 생산된 반도체와 전자 제품에 한해 구입하게 되므로 당연히 대미 수출은 대폭 감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특히 첨단제품은 항공화물이 대부분이므로 항공 화물의 수송 수요의 급감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항공화물의 감소 전망을 무시한 채 사전에 보고서가 이미 완료되었다는 점은 보고서의 물동량 전망치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떨어질수 밖에 없다고 본다.

국제공항의 건설은 단순한 인프라가 아니라 도로와 항만, 철도, 산업단지 등 다른 인프라와 연관성이 매우 높으므로 이들과의 관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함은 당연하고 깊이 있는 타당성 검토와 해당 주민과 시민, 기업 시민단체 등 이해당사자들의 여론과 의견수렴을 수십 번 수백 번 거쳐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런데 수원시와 경기도에서는 화성시와 화성 시민 및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원시 정치인과 경기도지사 자신들의 집단적 개인적인 이익을 최우선시하여 경기 국제공항의 용역을 완료하고 후보지를 발표했다.

따라서 공항 건설에 대한 경기도(수원시), 화성시, 퍙택시, 이천시 간의 첨예한 주장과 갈등을 감안해 일방적인 수요예측에 의한 용역보고서만을 기초로 한 경기도의 국제공항 건설에 대한 사업이 그대로 추진 돼선 절대 안 된다.

공항 정책 및 개발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객관적인 기준와 분석으로 국제공항의 추가 건설이 현실적으로 필요한지 아닌지를 검토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공청회를 개최해 여론을 수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가덕도 신공항의 용역을 수행했던 공항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등 공항 전문 용역업체에 경기 국제공항 건설의 타당성과 경제성 검토를 의뢰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국회는 일본의 공항만 난개발의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서 항만과 공항개발 및 운영의 최적화와 효율화를 깊이 고려해야 할 때다.

현재 국내 15개 공항의 심각한 운영상황을 하루빨리 개선하거나 혁신해야 하며 더 무분별한 경기 국제공항의 건설로 인해 자연유산인 소중한 서해안의 생태 자연환경의 훼손이 있어서는 안 되며 현재 천문학적인 규모로 폭증한 국가 재정적자를 공항 건설로 더 늘려선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경기 국제공항의 건설에 투입돼야 하는 국가재정과 국민의 혈세를 어떤 정치인도 관료로 책임을 지지 않고 낭비해 국민이 그 피해를 떠안는 일이 없어야 한다.

국민 대다수는 소음 등 혐오시설인 군 공항은 자기 지역에 반대하는 님비현상을 보여주지만 자기 지역에 공항이나 KTX역 등 편의 시설이 추가 건설되고 운영되면 나쁠 것은 없으나 만약 그러한 사업을 위해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가 마구 쓰인다면 반대하는 것이 국민 된 도리다.

현세대 국민들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사용될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선 경기 국제공항과 같이 타당성과 경제성이 결여된 사업을 항공 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정부(국토교통부)도 아닌 지자체가 나서서 추진하는 일은 꼭 막아야만 한다.

NSP통신 강은태 기자(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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