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비교해보니 대부분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이상을 제시했고 총주주환원율은 50% 수준을 내걸었다. 다만 현재 CET1 목표를 훌쩍 뛰어넘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곳은 KB금융뿐이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저마다 대출문을 걸어잠그며 위험가중자산(RWA)을 줄이기에 나섰다.
6일 금융지주사들이 저마다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Value up) 계획에 따르면 KB금융은 총주주환원율 목표가 최소 40%이며 신한, 하나, 우리금융은 2027년 혹은 중장기적으로 50%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총주주환원율은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소각 금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다. 배당 여력을 키우려면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높여야 한다. 금융당국이 CET1 비율이 13%를 초과 후 남는 재원으로 주주환원에 이용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CET1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총주주환원율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모두 CET1 비율 목표를 13%로, 하나금융은 13~13.5%, 우리금융은 12.5% 조기달성 및 중장기적 목표로 13%를 제시했다.
올 3분기 기준 CET1 비율은 ▲KB금융 13.85%로 가장 높고 ▲신한금융 13.13% ▲하나금융 13.17% ▲우리금융 12%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들이 CET1 비율 목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위험가중자산(RWA)을 줄이는 것이다. CET1 비율은 보통주자본을 RWA으로 나눈 지표이기 때문에 분모에 해당되는 RWA를 바짝 조여야 한다.
금융지주사들의 연간 RWA 성장률 목표치는 ▲KB금융 6.1% 이하 ▲하나금융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수준 ▲우리금융 4%다. 신한금융은 별도로 RWA 목표를 제시하진 않았으나 신한금융 안팎에선 약 5% 수준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제시한 내년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는 4.5%다.
올 3분기 기준 RWA 성장률은 ▲KB금융 5% ▲신한금융 7.4% ▲하나금융 7.5% ▲우리금융 8%다. 목표치와 각각 약 ▲1.1%p ▲2.4%p ▲3%p ▲4%p의 차이가 있다.
이같은 갭을 최소화하고자 은행권은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을 틀어막는 중이다. 위험가중치는 신용등급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데 특히 기업대출의 경우 위험가중치가 최대 75%로 높은 편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5일부터 신용대출 상품별 우대금리를 최대 0.5%p 낮춘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잔액 평가 기간을 지난달로 종료하고 연말까지 대출 잔액 감축시 핵심성과지표(KPI)에서 가점을 주기로 결정하는 등 기업대출 조이기에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와 함께 비교적 위험가중치가 낮은 대출이지만 지나치게 늘어난 가계대출 역시 중단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지난 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원(WON)주택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전세대출상품 역시 비대면 판매가 중단됐다.
신한은행도 이날부터 모바일뱅킹 앱(App) ‘쏠(SOL) 뱅크’에서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을 포함한 모든 비대면 대출 상품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업금융을 조이는 것은 위험가중자산의 이슈도 있겠지만 하반기 들어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이기도 하다”며 “연체율 관리를 위해 잠깐 쉬어가는 것이고 연말 은행장들의 임기 종료 후 인사시즌이 끝나면 다시 의욕적으로 대출 영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보통주자본비율 목표에 달성하기 위해서 대출 자산 증가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관리를 위해 금리르 낮추는 등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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