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최정화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실적이 올해 3분기에 이어 4분기 개선 폭도 제한적으로 전망된다. 내년 상반기부터 점진적 회복세를 탈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미국 대선, 중국 배터리 업체 공세 등 매크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내년 성장 전망도 대체로 보수적이다. 여기에 다음주 치러질 미국 대선 결과가 K-배터리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업계안팎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4조3395억원, 영업이익 1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72.4%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온 실적도 SK이노베이션 3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805억원으로 추정된 점으로 미뤄 이번 분기도 흑자 전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온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말 87.7%에서 올해 상반기 54%로 떨어졌다. SK온은 2021년 출범 이후 11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 2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인 4660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177억원으로 사실상 적자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컨퍼런스콜에서 북미 고객사들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감소와 메탈가 하락 등을 언급하며 4분기와 내년 시장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같이 배터리 3사 모두 3분기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4분기와 내년 전망에 관심이 쏠리지만 증권가와 업계가 내다보는 배터리 업황은 내년에도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관측이다.
최태용 DS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완성차(OEM)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4분기까지 이어지며 실적 반등이 지연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도 주요 OEM 고객사들의 일시적 재고 조정으로 고수익성 제품의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배터리 업황이 내년 상반기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부진은 올해 연말까지 지속되지만 내년 상반기 들어 점진적 회복세로 전환,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주민우 NH증권 연구원도 유럽 CO2 규제와 독일 중심의 보조금 부활로 인한 유럽 내 세그먼트 판매 회복과 중저가 차량 생산 본격화로 점차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 K-배터리 전망, 다음주 美 대선서 판가름
배터리 업황은 중단기적 시점에선 의견이 갈리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시장 회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배터리산업은 통상·무역 정책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다음달 5일(현지시간)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47대) 선출 본선투표 결과에 시선이 집중된다.
한국기업평가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통상·무역 정책과 에너지·환경 정책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책 방향을 일부 수렴하더라도 ▲공급망·대중국 정책 ▲조세 정책 ▲외교·안보 정책 ▲통상·무역 정책 ▲에너지·환경 정책 등이 국내 업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기평은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해리스 1기 정부는 전반적으로 바이든 정부의 정책 기조를 상당 부분 계승하는 한편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2기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강력한 보호무역 ▲전통 제조업 부흥 ▲화석연료 우대 등 바이든 정부의 정책 기조와는 크게 다른 방향성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도원빈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NSP통신에 “11월 대선 결과에 따라 (배터리)업계 전망도 크게 좌우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보편관세 도입 가능성과 함께 전기차·이차전지 등 친환경 관련 정책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짚었다. 다만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후보에 비해 이차전지 전망이 다소 밝을 것으로 봤다.
도 연구원은 또 “이차전지 실적은 결국 전기차가 견인해야 하는데 지금 정체기인 전기차 캐즘이 언제 해결될지도 아직은 미지수라 미국 대선에 따른 미국의 무역·통상정책 변화와 전기차 수요 회복 시점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NSP통신 최정화 기자(choij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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