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내려갔지만 여전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금융당국의 규제로 대출문도 좁혀지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를 위해 금융당국이 정책대출 역시 규제에 나섰다가 3일 만에 잠정 유예하면서 가을 이사철을 앞둔 대출 난민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의 대출 신규취급액은 줄어들었지만 신용대출이 급증하거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 가는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은 연 4.150~5.720%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한은이 약 3년간의 통화 긴축을 끝내고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오히려 일주일 새 주담대 금리는 상승했다.
이와 함께 주담대 변동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COFIX(코픽스)가 4달만에 상승세로 전환해 변동금리 상·하단도 각각 0.4%p 올랐다. 금리 인하기가 점쳐지면서 은행권 수신상품의 고금리에 막차 수요가 몰린 탓이다.
금융당국의 압박 탓에 은행권도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은행들은 지난 7월 총 20차례가 넘는 대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실제 이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7일까지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총액은 3조 8743억원으로 하루 평균 2279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하루 평균 3854억원을 기록(추석 연휴 제외)한 것에 비해 41% 감소했다. 증가폭도 지난 8월과 9월 9조원, 5조원대를 기록한 것에 비해 큰 폭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정책 대출도 계획이 변경됐다. 디딤돌 대출 금리를 지난 8월 소득구간별로 0,2~0.4%p 올린 이후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시중은행에 대출 취급 제한을 요청했다가 정책 시행 3일 만에 잠정적 중단, 사실상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책이 갑작스럽게 변경될 수 있어 이사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한편 이처럼 주담대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신용대출, 인터넷전문은행 등에서 ‘풍선효과’가 감지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 1165억원으로 지난달 말(103조 4571억원) 대비 6754억원 증가했다. 지난 9월 2단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리며 8월 한달간 8495억원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증가폭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역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인뱅 3사의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34조 4000억원으로 지난해 동월(23조4000억원) 대비 47%(약 11조원) 늘었다.
또 새마을금고, 보험사 등 제2금융에서도 주담대 증가폭이 확대되자 금융당국은 지난 15일 보험·저축은행·상호금융·여전사 등 제2금융권 및 유관 협회 관계자들을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출에 대한 조치들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 대출 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사철을 앞두고 자금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등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