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 동남을)이 국민연금과 KIC(한국투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KIC가 러시아 증시에서 4850억 원 규모의 자산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IC의 러시아 증시 주식·채권 투자규모는 2021년 말 3100억 원에서 전쟁 후인 2023년 말 630억 원으로 ▲8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연금은 2021년 말 5893억 원에서 전쟁 후 2023년 말 4332억 원으로 주식·채권 투자규모가 ▲26%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2023년 말 기준 러시아 증시에서 국민연금은 4330억 원(6200만 달러, 당시 환율기준)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베르방크 은행(930억 원), 에너지 기업인 루크오일(800억 원)·가스프롬(400억 원)·타트네프트(200억 원)·로스네프트(140억 원), 플랫폼 기업인 얀덱스(140억 원) 등에 투자한 자산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보유고를 운용하는 국부펀드인 KIC도 러시아 증시에서 청산을 유보한 투자 규모가 520억 원(4000만달러, 당시 환율 기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투자공사는 “공사의 투자종목별 공개가 국제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회수하지 못한 종목을 공개하지 않았다.

2021년 하반기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러시아 증시는 폭락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다음날인 25일부터 러시아 증시가 휴장했고 미국, EU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한 바 있다.

안도걸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자료에서 국민연금은 “서방 제재 및 러시아 당국의 조치로 자금 입출입이 금지돼 외국인은 매도하거나 자금을 본국으로 회수할 수 없는 상태다”며 “제재 해제 시 회수가능할 것이다”는 입장이다.

이에 안 의원은 “2021년 하반기부터 전운으로 하락하던 러시아 증시에서 2월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포지션을 청산할 시간은 충분했다”며 “국민연금과 국부펀드 총 운용 규모에 비해서 작을지 모르나 5000억 원에 가까운 나랏돈이 묶여서 생기는 기회비용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재가 해제되는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운용사와 협의해 선제적으로 수립해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NSP통신 강은태 기자(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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