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조현철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승원 국회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법관, 재판부 등 제척·기피·회피 신청사건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이 정한 ‘제척·기피·회피’ 제도가 사실상 사문화돼 있음을 확인했다.
법관, 재판부에 대한 ‘제척·기피·회피’제도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구현시키기 위해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을 제정한 때부터 도입한 제도다.
객관적으로 양 당사자의 진술과 증거를 보고 공정하게 판단해야 할 법관이 피고인 또는 피해자와 관계가 있거나 사건 자체에 관계가 있는 경우 그리고 전심 재판 또는 그 기초되는 조사, 심리에 관여한 경우에는 법관 스스로 양심에 따라 재판했다 하더라도 외관상 불공정해 보일 수 있는 일을 차단하자는 취지다.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법원은 ‘공정’을 포기한 것처럼 지난 2019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제척·기피·회피’ 신청사건 5860건 중 한자리 수 인용율을 보였다.
더구나 검찰의 쪼개기 기소 등으로 공소권 남용 사례가 점차 증가하는 상황에서 법원까지 ‘공정’을 포기한 상태라면 국민의 헌법상 권리인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 추정의 원칙에 큰 흠결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검찰의 편법에는 법원이 적극적으로 공소장일본주의 원칙을 견지하고 공범 지위의 피고인을 재판한 재판부가 또 다른 피고인을 재판을 맡지 않도록 ‘제척, 기피, 회피’제도를 적극적으로 인용·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피고인이 신청을 주저하도록 압박하고 신청을 하더라도 양형상 불이익부터 걱정해야 하는 것이 실정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이미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해 9년 6월의 징역을 선고한 재판부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건을 배당한 것은 사실상 전심재판의 법관이 재판을 하는 것과 다름 없어 ‘제척·기피·회피’제도의 입법 취지, 무죄 추정의 원칙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제17조(제척의 원인) 제7호는 ‘법관이 사건에 관해 전심재판 또는 그 기초되는 조사, 심리에 관여한 때’ 직무집행에서 제척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을 이미 진행하고 선고한 재판부가 사실관계가 동일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재판을 맡는 것은 예단 배제의 원칙, 공판중심주의의 실현이라는 형사소송법상의 대원칙을 훼손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
또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제14조에 따른 형사 재판 재배당은 2023년에 비해 2024년에 보다 활성화된 수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2023년, 948건에 그쳤던 형사재판 재배당이 2024년 상반기(~5월 31일까지)에만 740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수원지방법원의 경우 2023년도 12건에 그쳤던 형사재판 재배당이 2024년 상반기에만 23건으로 전년 전체에 비하더라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제14조 역시 형사소송법에 따른 제척·기피·회피 제도의 취지와 마찬가지로 ▲사건을 처리함에 현저히 곤란한 사유 ▲재판부 소속 법관과 개인적인 연고관계가 있는 변호사의 선임 ▲재판장 자신 또는 재판부 소속 법관에게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5조 제1항(사적이해관계)의 사유가 있는 때 재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김승원 국회의원은 “법관 또는 법원의 입장과 시각이 아닌 일반 국민의 관점에서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며 “제척·기피·회피 제도와 함께 예규에 따라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운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NSP통신 조현철 기자(hc1004jo@nspna.com)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